[Hip한 IT] 말로 스마트폰을 다루는 시대 열리나? 삼성전자의 AI '빅스비' 예고
[Hip한 IT] 말로 스마트폰을 다루는 시대 열리나? 삼성전자의 AI '빅스비' 예고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3.2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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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삼성전자)

애플의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에 별도의 사용설명서가 없다는 사실에 불편해 하지 않는다. 직관적인 아이콘과 인터페이스 덕분에, 사용자들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란 의미다. 어린아이들이 아이폰 등 애플사 제품을 손쉽게 이용하는 모습이 증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이제는 다른 운영체제의 스마트폰 회사들도 아이폰식의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참고하면서 차별성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이 날이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여전히 사용자가 기능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이인종 무선사업부 개발팀 부사장은 말한다. '삼성전자 뉴스룸'에 게재한 글에서, 이인종 부사장은 인터페이스 문제를 "다양한 제품군을 아우르는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용자 불편이 핵심 사업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해답은, AI와 딥러닝이었다. 이 또한 애플이 먼저 걸어갔던 길이긴 하다. 알파고 열풍이 불기 이전 가장 유명한 AI는 시리였다. 물론 초창기에는 '음성인식'에 보다 초점이 맞춰지긴 했다.

이 부사장은 "사람들이 다양한 기기의 사용 방식을 배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기기가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AI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AI, 그중에서도 딥러닝 개념을 도입해 빅스비(Bixby)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출시될 갤럭시S8에 새롭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사장은 빅스비가 지금까지의 음성인식 서비스와 다르다며, 지능형 인터페이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보면, 빅스비를 지원하는 앱에선 아이콘을 손으로 터치해 실행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능을 빅스비로 실행할 수 있다.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들의 경우 특정 앱의 일부 기능만 지원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앱 안에서 음성 명령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앱을 사용하는 도중에 빅스비를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도중에 말을 걸면, 진행된 과정의 뒤를 이어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앱의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이어받아 수행하는 건 거의 처음 시도되는 상황 인식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앱을 터치로 사용하다가 음성 비서를 불러오면 대부분의 다른 서비스는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른 음성인식 서비스보다 사람의 말을 더 잘 알아듣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초창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루긴 했지만, 아직 다수의 음성인식 서비스들이 정확한 단어나 문장으로 명령을 해야만 알아듣고 있다. 이 부사장은, 빅스비가 불완전한 정보더라도 이해하는 만큼 명령을 수행해, 단계별로 명령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명대로 빅스비가 보다 유용한 음성인식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기능할 수 있다면,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대화하는 사람도 보다 늘어날 것이고, 손과 말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사용하며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습관이 탄생할 수도 있다.

갤럭시 S8에는 빅스비를 더욱 편하고 쉽게 실행할 수 있도록 기기 옆면에 빅스비 전용 버튼을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버튼을 누르면 음성인식 기능이 활성화된다. 전용버튼을 누른 다음,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라고 말하기만 하면 전화가 걸린다는 의미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갤럭시 S8을 출시하면서 빅스비와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빅스비를 지원하는 삼성 전용 앱들도 함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에는 숫자가 많지 않겠지만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며, 서드 파티를 지원하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향후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까지 공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빅스비가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모든 삼성 제품에 확대, 적용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삼성 에어컨이나 청소기, 삼성 TV 기능도 빅스비로 실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직 출시되기 전이기 때문에, 빅스비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지 예단하기는 힘들다. 적어도 애플의 시리 보다는 사람의 말을 잘 알아들어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건 비교우위를 보여준다면, 사람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수도 있다. 4월로 예정된 갤럭시 S8 출시를 주목하는 이유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