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한 IT] 번들이어폰이 B&O, 스마트폰 렌즈가 라이카..IT 기기속 명품 대전
[Hip한 IT] 번들이어폰이 B&O, 스마트폰 렌즈가 라이카..IT 기기속 명품 대전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4.1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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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LG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 V20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었다. 프리미엄 라인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고가가 90만원을 넘기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2015년 8월 출시된 갤럭시 노트5의 출고가와 동일한 수준이다.

스펙에 비해 가격이 적정한지는 다양한 판단기준이 있기 때문에 언급하기 어렵다. 다만, V20의 한가지 인상적인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기본으로 제공하는 번들이어폰이 뱅앤올룹슨(이하 B&O)과 공동개발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 번들이어폰으로 뱅앤올룹슨과 공동개발한 제품을 제공하는 V20(사진=LG전자)

B&O는 1925년 설립된 덴마크의 음향기기 회사다. 스피커와 이어폰, 헤드폰 등을 제조하는데 상당한 가격대의 명품 브랜드로 유명하다. 20만원 선에서 이어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라면 한번쯤 구매 여부를 고려해봤을 A8이 바로 B&O의 제품이다.

LG전자와 손잡은 것은 B&O의 브랜드 중 하나인 'B&O 플레이'다. 헤드폰,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제작하고 있다. LG전자와 B&O는 번들 이어폰의 디자인부터 음색까지를 함께 개발했다.

LG가 번들이어폰 개발만을 위해 B&O와 손을 잡은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모듈식 스마트폰G5에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포터블 하이파이 DAC 모듈을 B&O와 공동개발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번들이어폰으로 이런 명품이 제공된 사례는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번들이어폰의 성능 비교에서도 빠지지 않는 애플사는, 직접 '이어팟'을 개발해 아이폰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IT기기 속 부품이나 기본으로 제공되는 구성품에 명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최근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는, 검증된 제품을 사용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까지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가 지난 2월 출시한 P10은 독일 명품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함께 개발한 랜즈를 장착했다. P10보다 앞선 제품인 P9와 P9 Plus에도 라이카 렌즈를 장착한 바 있다.

▲ 화웨이는 스마트폰에 라이카 렌즈를 적용하며 명품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국내 출시된 P9(사진=LG유플러스)

P10은 후면에 카메라 렌즈 2개를 장착해 아웃포커싱에서 강점이 있고, 입체감 있고 디테일한 표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후면카메라는 2000만화소에 달하고, 셀카 촬영 시 화각이 조절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카메라 렌즈업계에서 최고급 명품으로 꼽히는 "라이카의 감성을 담은 렌즈"라는 점이 시선을 끌고 있다.

라이카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카메라 제조업체이며, 카메라 제품과 렌즈 모두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비싼 가격으로도 유명해서, 사진 촬영을 "비싼 취미"로 인식하게 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겨우도 있다. 대중적인 카메라와 렌즈 시장은 소니가 사실상 천하통일을 했다지만, "라이카의 감성"은 여전히 매니아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IT기기에 명품을 탑재하는 경쟁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과는 방식이 다소 달랐다.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최초로 공개한 태블릿 pc 갤럭시 탭 S3 역시 명품을 품고 있다. 4개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탑재했는데, 미국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의 오디오 전문 브랜드 'AKG'의 음향기술을 적용했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 S8은 AKG의 이어폰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S8의 번들 이어폰 역시 AKG가 개발한 제품이 적용됐다. 지난 3월 30일 삼성전자는 갤럭시 S8을 공개하면서, "갤럭시 S8 사용자에겐 AKG 튜닝을 거친 이어폰이 기본으로 제공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80억 달러에 하만을 인수한다고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양사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되면서, 올해 3월 인수가 완료됐다.

하만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인 AKG는 마이크와 헤드폰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하만의 최대 주력사업은 카오디오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지난해 카오디오 분야 매출 세계 1위에 올랐다.

AKG 외에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하만을 삼성이 인수하면서, IT 기기속 명품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음향에서 한발 앞서가던 LG가 또 다른 반격카드를 내놓을지도 관점 포인트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