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코트에도 봄은 오는가?
잃어버린 코트에도 봄은 오는가?
  • 윤동철 기자
  • 승인 2012.01.0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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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농구교실…역경딛고 부활하나

 

 

▲ 박성배 농구교실

한국농구는 일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다.

올해로서 이 나라에 농구가 도입된 지 딱 105년이 되었다.

초창기의 우리 한국 농구는 일제 강점기하에서 식민지인의 설움을 씻어낼 수 있는 대표적인 항일스포츠의 대명사였다.

기술과 신장의 열세를 오직 항일과 극일의 정신으로 극복하여 일본 열도를 휩쓸며 일본인들의 콧대를 꺾었던 초창기 농구 선배들의 열정을 이어받은 여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우리도 이러한 농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있었기에 이제는 아시아에서 남·녀 모두 중국과 자웅을 겨루는 정상급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고, 독자적인 프로리그를 운영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다.

초·중·고 정규팀 하나도 없는 경기북부의 농구현실

하지만 경기북부지역은 초·중·고 정규팀이라고는 한 곳도 없는 농구와 관련된 것을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사막과 같은 곳이다.

여러 가지 여건상 정규팀 창단이 어려울 수 도 있다고 해도 이런 척박한 현실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젊은 농구 지도자의 꿈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06년 9월, 농구의 불모지 의정부에 첫발을 내딛은 박성배 농구교실은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대회에 의정부를 대표하여 출전한 결과,  2009년 국일정공배에서 3위를 차지했고, 작년에는 경기도지사배 농구대회 3위, 전국 유소년 농구대회 저학년부 3위, 삼성선더스배 3on3에서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그나마 농구 활성화에 기여하던 코트마저 잃어버려

이렇게 경기 북부 지역 농구의 저력을 보여주고, 지역 생활체육발전에 기여를 해온 이 농구교실은 이제 의정부에서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동안 체육관을 대관해주던 고교에서 영리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체육관 대관을 취소했기 때문이란다.

박성배 대표는 “의정부에 농구팀이 없다보니 서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 너무나도 가슴 아펐다.”며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지난 5년동안 의정부에서 농구교실을 운영하였고, 의정부를 대표하여 여러 대회에서 수 많은 입상을 하였고, 2009년 국일정공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던 강산아를 비롯, 많은 유망주들을 배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대표는 “학교에서 갑자기 일방적으로 나가라하여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박대표에 따르면 “학교측은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가르친다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박대표는 “학교측의 주장을 따르자면 무료로 교실을 운영해야 하는데, 어떻게 돈을 받지 않고서 학교 체육관 사용료, 차량 유지비. 강사진 급여 등의 지출을 감당할 수 있겠냐?”며 반문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해당 고교에 문의해보니 “경기도 교육청 규정에 따라 처리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타 지역의 사례를 보면, 유명 은퇴 선수들의 농구교실이 여러 곳에서 뿌리를 내려 생활 체육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물론 무료로 운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월 4~8만원 정도의 수강료를 받고 있는게 현실이다.

의정부시 홍보대사인 H씨가 운영하고 있는 고양시 행신농구교실점도 수강료를 받고 있다.

자녀를 박성배 농구교실에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농구의 ‘농’자를 눈 씻고도 찾을 수 없던 경기북부지역에서 홀로 개척하여 ‘농구’의 열기를 불러 일으키던 젊은 지도자의 꿈이 이렇게 사라져 가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박대표는 서울에 있는 농구 명문여고의 코치를 겸임하고 있다.

농구 명문고와 명문 프로팀을 거치면서 ‘농구의 사막’과 같은 경기북부지역의 농구발전을 위해 이곳에 정착한 박대표는 주중에는 서울에서, 주말에는 양주에서 미래의 농구스타를 육성하고자 궂은 땀을 흘리고 있지만 지역사회의 냉담한 반응에 힘이 빠져가고 있다고 한다.

박대표는 “지금도 의정부 학부모님들의 많은 문의 전화가 오고 있지만 양주 교실만 있다보니 멀어서 못 보내신다고 한다.”며 “부모님들이 박성배 농구교실처럼 프로 선수출신이 운영하는 스포츠 교실이 없어진  안타까운 상황이 빨리 해결이 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과천시 학부모들, 주 5일제 전면시행 대안으로 체육활동 활성화 원해

내년부터는 주5일제 수업이 전면시행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것은 인구 7만 2천여명의 과천시는 주5일제 수업 전면시행 대책으로 청소년수련관과 정보과학도서관 등 관내 주요시설과 함께 초·중·고생 대상 다양한 토요일 프로그램을 신설·확대해 2012년부터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점이다.

사전에 실시된 학부모 여론조사에 따르면, 48%의 학부모가 평일 수업시간 이후 토요일에 자녀가 방과후 학교에 참여하길 원했고, 특히 참여시키고 싶은 프로그램은 신체활동을 보강해 줄 수 있는 체육(31%)을 꼽았다는 점이다.
 
과천시는 2012년 신규 프로그램이 활성화 될 경우 관내 거주 초·중·고생 7948명의 92%에 달하는 7295명의 학생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의정부는 그나마 있던 스포츠 교실이 사라지는데도 무관심?

그런데 인구 43만명의 의정부시는 주5일제 수업 전면시행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의정부의 어린 학생들이 주5일제 수업 전면실시에 따른 대책이 될 수 있는 스포츠교실마저 갈 곳이 없어인접 양주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농구를 배우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박대표는 “경기북부지역은 핸드볼, 빙상, 복싱, 사이클 등 우수한 스포츠 인재들이 많이 배출된 곳"이라며 "이런 곳에서 농구교실을 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던 5년 전 인터뷰가 무색하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이런 현실속에서도 "지역 사회가 농구발전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을 보여 주신다면 의정부 유소년 농구팀을 적극 육성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농구 명문팀으로 육성하고 싶다"는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