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사랑과 관심이 건강으로..1인가구에 반려동물이 미치는 영향
[솔로이코노미] 사랑과 관심이 건강으로..1인가구에 반려동물이 미치는 영향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8.0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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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JTBC '효리네 민박' 방송화면 캡쳐)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은 시청자들로부터 '힐링 예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일상을 통해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이효리-이상순 부부와 직원은 아이유는 물론이고, 민박을 찾아오는 손님들도 평화로운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제주도 지역의 풍광과 이효리의 집에 풍기는 분위기도, 힐링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취향에 들어맞았다는 평이다.

힐링에 크게 기여하는 또 한가지 요인이 있다. 반려동물들이다. 강아지 다섯 마리와 고양이 세 마리가 이효리 부부와 함께 살고 있다. 애견인들은 찾아오는 손님들 마중을 나가는 강아지들이 반갑다. 애묘인들은 식사중인 아이유를 응시하던 고양이 미미에게 시선이 간다. 방송 내내 이효리의 집 곳곳을 드나드는 반려동물들의 모습은, '힐링 예능'이라는 평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듯 보인다. 이효리가 유기견이나 유기묘를 입양하는 등 반려동물에 관심이 많은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다.

반려동물의 존재가 힐링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효리네 민박' 시청자들만 가진 것은 아니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7월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V: 웰빙' 보고서에서도, 반려동물은 건강과 삶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세 이상 가구주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에서, 1인가구는 삶에 대해 '만족한다'는 응답이 49.8%에 그쳤다. 2인가구와 3인가구, 4인이상 가구 모두 만족한다는 응답이 50%를 넘은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 것이다.

 

▲ 1인가구 중 삶의 만족도 조사 (자료=경기연구원)

1인가구 중 여가시간을 혼자 보낼 경우 삶의 만족도는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이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45.5%로, 다른 1인가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 경험이 없는 1인가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40.7%였고, 한때 함께 살았지만 현재는 그러지 않는 1인가구는 만족도가 34.1%로 더욱 떨어졌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있었다. 미국의 한 클리닉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반려동물과 한 이불을 덮고 자는 이들은 편안한 잠자리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부부가 아닌 혼자 자는 사람의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잘 때 안전하다는 느낌을 더 받았고 숙면을 취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존재가 1인가구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나아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1인가구 복지에 반려동물이 이용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실제로 1인가구의 건강이 다른 유형에 비해 취약한 점이 있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확인된다. 앞서 경기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도, 자신이 건강하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비율이 1인가구는 75.1% 수준이었다. 2인가구(74.7%)보다는 근소하게 높았지만, 3인(82.0%)이나 4인이상 가구(86.6%)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었다.

 

▲ (사진= JTBC '효리네 민박' 방송화면 캡쳐)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건강증진을 시도하는 활동은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사람과 반려견이 함께 자원봉사를 하는 '동물매개 자원활동'을 시행 중이다. 보육원, 아이존, 지역아동센터 등 사회 취약계층을 방문해 동물과 함께 놀면서 사람에게 정서적, 심리적 안정과 신체 발달을 촉진하는 활동이다.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23개 기관에서 570회를 실시했다.

참여자는 반려견과 함께 활동하기 위해 동물매개활동 교육을 받은 뒤, 관련 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친다.

올해는 처음으로 1인 노인가구와 유기견을 1대1로 연계하는 동물매개활동도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1인가구의 취약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활용한다는 발상이 반영된 정책으로 보인다.

농업진흥청 역시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동물매개치유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도시민이 참여하는 동물매개심리 치료 교육과 치유활동 프로그램으로 올해 4회째 열리고 있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