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직 경찰관이 말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예방법
[기고] 현직 경찰관이 말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예방법
  • 여주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경위 박광수
  • 승인 2017.09.06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악성앱 통해 금감원 번호로 전화 시 범인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보이스피싱 기승
▲ 여주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경위 박광수

공무원까지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보이스피싱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만큼 대다수의 사람들이 '나는 안속아'라고 생각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지속적으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무원 A씨(50대)는 저축은행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저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안내와 함께 저축은행 앱(사칭)을 받은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금감원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금감원 대표 전화번호 1332로 전화를 걸어 금감원 직원으로 생각되는 B씨에게 해당 문자 내용이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받고 안내에 따라 돈을 이체했다.

하지만 금감원 직원인줄 알았던 B씨는 금감원 직원이 아니었다. B씨 등의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A씨의 스마트폰에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걸면 범인들이 미리 지정한 전화번호로 연결되는 악성앱을 설치하고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개인명의 통장으로 돈을 이체 받은 것이다.

필자는 여주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에 근무하는 경찰관이다. 일선현장에 근무하는 경찰관으로 오래전부터 최근까지 계속하여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우리 국민들이 계속하여 피해를 입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워 아주 조금만 신경 쓰면 피해를 예방하고 최소화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예방책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과거 보이스피싱 수법은 ▲우체국에서 카드가 발급되었다▲개인정보가 유출되어 카드 비밀번호를 바꿔야한다는 등의 방법으로 가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유인해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게 하는 방법으로 돈을 편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검찰청 등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당신의 명의로 대포통장이 발급되어 범죄혐의가 있으니 현금을 찾아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맡겨라는 등의 신종수법이 생겼다.

▲ 한 사람이 핸드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 (출처=https://pixabay.com/photo-410311/)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은 제2금융권 등에서 대출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하며▲햇살론 대출로 현재 대출받은 이자보다 훨씬 저렴한5-9%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으니 먼저 대출받은 원금 중 일부를 입금해라 ▲공증비를 입금하라는 등 고금리 대출을 받은 피해자들을 현혹시켜 피해금을 입금 받아 편취하는 이른바 '대출사기' 사건이다.

이러한 대출사기사건은 전화번호 명의자와 통장명의자들 모두 피해자인 경우가 많으며, 실제 범인을 검거하기가 매우 어렵고 피해회복 또한 어렵다. 당사자(전화번호 명의자와 통장명의자) 모두 사기를 당한 것인지 모른 채 대출을 받기위해 받은 정보 내지는 카드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수사관으로서 매번 피해를 입고 찾아오는 피해자들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변제를 하기위해서는 대환대출·공인인증비용 할 것 없이 대출받은 금융회사에 입금을 해야 하는데, 금융회사 명의와 전혀 관련 없는 개인통장 내지는 주식회사·유한회사 등 회사에 하는 이유다.

대환대출이든 대출금 변제 든 통장명의자가 꼭 자신이 대출을 받은 금융권이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변제를 한다면 지금의 피해금의 50%이상, 그보다 더 많은 피해확률을 줄일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일반화 되어 있어 좋은 점도 있지만 양면으로 범죄에 노출될 확률 또한 상당히 높고 또 위에서 언급한 대출사기 범행에도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저축은행을 사칭하거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나 파출소에 문의해 스스로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물론 제2, 제3의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여주경찰서 수사과 지능팀 경위 박광수

※ 이 기사는 본지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