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제품이 화장품 업계 트렌드 점령
‘크레오파트라’도 애용하던 미용 특효약

화장품 업계가 진주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머드에서 황토로 다시 진주로 여성들의 피부미용재료가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이 ‘진주화장품’이란 신조어가 만들어 질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진주 원료에서 오는 희소성 때문이다.

진주에는 수 십 가지의 천연 미네랄 성분이 들어 있고 피부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아미노산성분이 풍부해 공해에 찌들고 일상에 지친 피부를 재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3천년전부터 의약품으로 널리 쓰여

진주는 사실 역사적으로 유명한 화장품원료다. 기록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는 진주를 먹고 바르며 자신의 미모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로마시대에는 진주를 식초에 녹인 음료가 귀족들 사이에서 최고 음료로 각광받기도 했다.

동양에서는 피부미용과 건강음료의 수준을 넘어 의약품으로 진주가 쓰였는데 중국 명나라 때의 약학서적인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는 진주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얼굴에 바르면 윤택해지면서 피부종기를 치료하고 소아의 경열과 독을 풀고 난산에도 효용이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진주의 효능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동의보감 기록에 의하면 진주가루를 유즙에 섞어 바르면 검은 반점을 제거할 수 있고 얼굴을 윤기 나게 하면서 성질이 차고 무독해 심신을 평안하게 하고 피부를 다스린다고 기록하고 있다.   

대중화는 아직 잰 걸음

국내에서는 진주를 이용한 제품이 차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에서 대중화에 근접한 것이 진주를 원료로 한 샴프로 중견기업에서 상품화해 방송광고를 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진주비누와 기초화장품 분야에는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는 제품개발이 부족한 상황이다. 제품개발이 더딘 이유는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진주원료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데다가 진주를 가공하고 분쇄하는 기술에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주 화장품에 쓰일 진주가루를 만들기 위해서는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진주는 주성분이 칼슘이며 경도도 강해 분쇄하기가 쉽지 않은 원료중 하나다.

또 화장품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나노급 분쇄기술이 있어야 하고 미세하게 파우더를 만들수록 제품의 품질이 올라가기 때문에 품질관리도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저질 중국산, 소비자 주의 요구

진주 화장품제조에 가장 중요한 재료는 말할 것도 없이 진주. 공급처로는 중국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부에서는 중국산 양식진주 품질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지적이 많다.

중국에서는 진주를 피부미용보다 보양식으로 애용하고 있으며 식용으로 많이 쓰여 화장품원료로 수입될 고품질의 진주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품질이 우수한 진주일 수 록 자국 내 소비에 공급되고 품질이 낮은 진주가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진주화장품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중국의 진주수출업자들이 저가의 진주파우더를 만들기 위해 편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며 “진주가 아닌 조개껍질을 분쇄해 파우더로 만들 경우 그 구별이 쉽지 않다”고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최고의 진주파우더를 공급받기 위해 일부 업체는 진주 생산의 최적지인 베트남으로 수입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중국보다는 고가지만 품질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에 진주수입처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고가의 수입화장품 대치 품목 절실

진주는 크게 천연진주와 인공양식으로 생산한 진주로 구별한다. 당연히 천연 진주의 상품가치가 크고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될 경우 그 효과도 뛰어나다. 대신 고가여서 가격이 만만치 않게 올라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진주 화장품을 럭셔리 화장품으로 분류하는데 파우더의 배합 등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대량 생산이 쉽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시중에서 진주 화장품의 가격은 최저 만원에서 수 십 만원까지 다양하다. 유럽 등에서 수입한 진주화장품 개당 단가가 한화로 50만원이 넘지만 수입물량이 딸릴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