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과 박근혜의 대결구도, 드디어 시작
한명숙과 박근혜의 대결구도, 드디어 시작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1.16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한 대표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대표는 16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큰 하나로,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우선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개인이 앞으로 좀 더 크게 힘을 모으는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화합을 강조하고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 의지를 강조했지만 박 위원장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가온 4월 총선의 사령탑으로서 '박근혜 체제'의 한나라당에 맞서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서는 유력 대선주자인 박 위원장에 대한 공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일관된 관측이다.

더구나 한 대표는 박 위원장과 같은 여성 대표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어 공세를 펴기에도 수월한 입장에 서 있다. 물론 4월 총선을 주도할 박 위원장이 여권의 주요 대선 주자인 반면 한 대표는 야당의 총선과 대선을 관리할 주역이라는 점에서 당내 위상은 퍽 다르다는 점은 감안돼야 한다.

한 대표는 1968년 남편(박성준 성공회대 겸임교수)이 이른바 '통혁당(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유신정권이 몰락한 이후인 1981년에야 풀려나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으며, 한 대표 본인 역시 1979년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이라는 유신 말기 공안조작 사건에 말려들어 구속된 뒤 혹독한 고문을 겪으며 81년까지 2년 반 동안 수감됐다.

한 대표는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이런 대결 구도가 갖는 의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박 위원장과의 '가해자와 피해자' 구도를 부각시키는 한편 박 위원장을 과거세력으로 규정함으로써 한나라당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비판하는 주력한 것이다.

그는 전날 마지막 정견발표에서도 "내가 독재와 싸우며 감옥에 있을 때 박근혜는 청와대에 있었고, 내가 99%와 함께 있을 때 박근혜는 1%의 부자증세도 반대했다"며 "박근혜와 맞서 선명한 대결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예비경선장에서도 "한나라당은 박근혜다. 독재와 가해자의 모습이 있다"며 "그 대항마로 독재의 피해자, 탄압을 받은 사람인 제가 선다면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만 이제 당 대표에 오른 이상 개인사에 바탕한 박 위원장에 대한 공격보다는 박 위원장 체제의 한나라당이 내놓는 정책이나 당 운영을 소재로 삼아 박 위원장의 한계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한 신임 대표를 비롯해 새 지도부에 선출된 분들께 축하드린다"며 "앞으로 국민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서로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