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수입차 1위'는 韓딜러사 고혈..가격 피해는 '소비자가'
벤츠코리아, '수입차 1위'는 韓딜러사 고혈..가격 피해는 '소비자가'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8.02.14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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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월 신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월 신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갑질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칼날에 조준됐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가 한국 딜러사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등의 갑질을 했다는 조사를 해왔으며, 이를 불공정거래로 판단한 것이다.

공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2016년 9월 금융소비자원이 벤츠코리아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고발한 건에 대해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조사를 마쳤고,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제재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소원에서는 벤츠코리아의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촉구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공정위의 제재가 이뤄지지 않자 최근 공정위 김사조 위원장 앞으로 '합당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는 공문을 재차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금소원은 "(공정위가) 시정할 의지가 없이 수수방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마저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입차업체들이 국내 감독기관의 규제를 가볍게 여기고 계속 불공정거래행위를 자행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벤츠코리아는 구체적으로 ▲차별적인 금융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금융수익을 챙기면서 손해를 소비자에 전가시키고 ▲딜러사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판매 마진을 임의로 조정 등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비롯해 ▲딜러사의 경영권 양수도까지 제한하는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벤츠코리아가 2016년 딜러사들의 고정마진 비중은 낮추고 변동마진 비중을 늘리는 '2017년도 딜러사 보너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는 국내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졌다.

딜러사들은 줄어든 마진만큼 만회하기 위해 비인기 차종을 포함한 불필요한 물량을 주문하고, 이로 인한 손해는 차량 가격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벤츠코리아의 한국 내 매출 승승장구는 이러한 '딜러사 쪼으기'가 기반된 것이다.

벤츠코리아의 2016년 매출액은 3조7875억원으로 2015년 3조1415억원보다 20% 이상 증가했으며 2017년에도 전년 대비 22.2% 성장한 총 6만8861대를 판매했다며 기대만만이다.

한편, 벤츠코리아와 딜러 간의 마진 문제는 2013년 국정감사장에서도 언급됐다.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개정 변동마진 운영계획'이라는 벤츠코리아의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변동마진'에 대한 지적을 했다.

하지만 이후 2016년 같은 마진 시스템을 '딜러사 보너스 시스템'이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오히려 고정마진을 더 낮추는 만행을 이어가고 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