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하나된 열정' 평창올림픽은 끝까지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을까
[독자의 눈] '하나된 열정' 평창올림픽은 끝까지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을까
  • 한지민
  • 승인 2018.02.2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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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과 북한 응원단 ⓒ뉴시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과 북한 응원단 ⓒ뉴시스

Passion Connected.(하나된 열정)

이 구호는 모두가 하나된 열정으로 동계스포츠에 대한 전 세계인의 공감을 연결하고, 언제 어디서나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으며 동계스포츠의 지속적인 확산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진행하면서 가장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무엇보다도 북한의 행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조선에서 열리는 겨울철 올림픽 대회는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성과적 개최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이러한 견지에서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북측 선수 22명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면서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 대규모 응원단 파견으로까지 이어졌으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에 따라 매년 2~3월 시행해 온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의 군사훈련을 3월 18일 종료되는 패럴림픽 이후로 연기했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이 과연 진정한 남북의 평화를 이끌어 낼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다. 특히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응과 불충분한 준비가 문제가 되고 있다.

계획과는 다른 북한 선수단 인원 등을 정부에서 제재없이 용인하기 시작하면서 북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넘어서 지나치게 안일한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한미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위해 한국이 지나치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 당국의 불만이 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불어 미국에서는 '코피전략'에 반대하는 빅터 차 교수에 대한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인사를 철회하는 일도 벌어졌다. 차 교수의 낙마는 백악관의 대북 군사옵션의 선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을 시사하는 만큼 미국이 평창 이후 대화보다는 군사옵션에 무게를 실고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피전략'은 이란 북한의 핵시설을 상대로 선제 타격을 가하는 전략을 말한다.

차 교수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마크 내퍼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미군은 모든 옵션에 대비한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 미군은 대통령에게 각 시나리오에 따른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다른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은 북한 핵 위협을 현실적으로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항상 주 목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염두에 둬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강한 억제태세를 유지해야 한다"와 같은 강성발언을 이어가며 미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해 경계태세를 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용한 핵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전략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핵미사일의 개발에 성공하고, 미국은 북핵위협을 뿌리뽑기 위해 선제공격에 나서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가능성에 대한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한반도의 궁극적 평화를 위해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만약 북한이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까지 도발을 하지 않는다면 지난해 11월 29일 마지막 도발 이후 100일 넘게 추가 도발을 중단한 것이 되어 미-북 대화 재개의 한 조건이 충족된다.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남북한의 소통채널 복원으로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의 운영이 재개되는 등 남북간의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남-북-미 3국의 평화적 협상도 진행이 가능해진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얼어있던 남북 관계의 평화로운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외교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중재자로서 양측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까지 이끌어내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실질적인 북핵의 폐기와 경제적 지원, 한미 군사훈련의 축소 또는 폐기의 맞교환을 이끌어내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우리 정부의 지혜로운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독자=명덕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한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