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민의 '유니버설 디자인'] 스누젤렌(Snoezelen) 공간 꾸미기
[조명민의 '유니버설 디자인'] 스누젤렌(Snoezelen) 공간 꾸미기
  • 밀리그램디자인 조명민 대표
  • 승인 2018.03.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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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그램디자인 조명민 대표


스누젤렌은 영어로 '선잠을 자다'라는 'Snooze'와 'doze'를 합친 신조어로 다중감각공간 (Multisensory room)이란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스누젤렌 공간은 부드러운 음악이 들리고 은은하면서 매혹적인 빛이 나는 방에서 촉각, 냄새와 맛 등을 사용하여 인간의 원초적인 자극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감각의 자극과 이완을 경험하면서 편안함을 제공한다.

감각이 둔하거나 매우 민감한 경우, 유아에서 노인, 치료나 교육까지 폭넓게 적용이 되고 있다.

인간의 감각은 크게 오감과 평형감각, 내장 감각으로 나눌 수가 있는데 오감은 시각, 청각, 후각, 청각, 촉감이 있고 평형감각에는 눈을 감고도 내 신체의 부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고유 감각과 머리의 흔들림을 감지하고 눈이 조절하여 걸으면서도 핸드폰을 볼 수 있게 하는 전정 감각이 있고 심혈관계와 소화기관에 존재하는 내장감각이 있다.

인간의 감각에 스누젤렌을 적용시킬 때는 신중을 기해야한다. 감각은 나이, 성별, 장애의 유무에 따라 다른 것이 아니라 누구나 다른 감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감각의 정도가 비슷하더라도 채워줘야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와 부족한듯해야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스누젤렌 공간

감각은 컨디션이나 특성에 따라 청각이 예민해지기도 하고 시각이나 촉각이 예민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스누젤렌 공간에서는 시각 자극을 위한 조도 조절기능, 색온도 조절기능, 개별적으로 기구를 켜고 끄는 스위치와 리모콘을 사용, 촉각자극을 위한 다양한 질감의 물건, 따듯하거나 차가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기구 등을 배치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서 C.G.Cleland와 C.M.Clark은 Snoezelen 공간을 '감각의 카페'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스누젤렌 공간은 청각의 자극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외부 소리를 차단시키는 차음시설과 내부소리가 적절히 울리지 않도록 하는 흡음시설, 후각의 효과적인 자극을 위해 다른 냄새가 나지 않도록 환기 설비를 잘 갖춰야 된다.

스누젤렌 공간

하지만 스누젤렌 공간이 탁월하게 효과적이라 해도 지속적으로 같은 자극을 줬을 때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냄새를 못 느끼게 되는 것이나 의자에 계속해서 앉아있으면, 엉덩이에 의자가 닿는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뇌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무시하면서 감각기관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끄게 된다. 적당한 자극과 더불어 적당한 횟수와 시간 조절이 필요하겠다.

1970년대 네덜란드의 중증 장애인 시설에서 장애인의 여가활동으로 시작하여 크리스타 메르텐스 교수가 스누젤렌 기법을 개발하면서 스누젤렌 기법이 보다 체계화됐다. 외국에서 개발이 되어 한국에 그대로 들어와서 한국인의 선호도를 고려하지 않고 설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갈색을 게으름의 상징으로 생각하여 싫어하고 중국은 재물의 상징으로 붉은색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지옥에 갈 때 노란색 옷을 입는다고 믿고 있어 노란색을 매우 싫어한다.

이와 같이 기후, 문화적 배경, 전통, 역사적인 배경 등에 따라 매우 다르다. 전세계인에게 똑같은 스누젤렌 기법이나 스누젤렌 공간을 적용시킨다면 일부 사람들만 만족이 되고 대부분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이에 한국인에게 적합한 공간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