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확인] 중기중앙회, 홈앤쇼핑과 '밀월관계'였나..중기부, 경영 정상화에 힘 실려
[팩트확인] 중기중앙회, 홈앤쇼핑과 '밀월관계'였나..중기부, 경영 정상화에 힘 실려
  • 정단비
  • 승인 2018.03.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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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전문 TV 홈앤쇼핑을 둘러싼 잡음이 무성하다.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이사의 해임을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개입했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에서는 대놓고 취업청탁을 한 것이 드러났다.

주목할 것은 중기중앙회와 중기부의 '알력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동안 홈앤쇼핑을 둘러싼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행보를 보면 중기부는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고 중기중앙회는 '지금의 홈앤쇼핑을 지키려'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홈앤쇼핑과 중기중앙회의 관계는 올해 2월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감사 요청에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는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홈앤쇼핑의 감사를 약속했으나 이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중기중앙회의 '강 대표 감싸기'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홈앤쇼핑 측은 사업승인 주무부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인데 주요 주주와 중기부에서 감사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기중앙회는 언론에 감사를 하려고 하는데 홈앤쇼핑에서 거부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홈앤쇼핑 채용비리 수사 결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홈앤쇼핑 채용비리 수사 결과

하지만 3월 15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중기중앙회 임원이 강남훈 대표에게 취업 청탁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발표를 하자 모양새가 이상하게 됐다.

경찰은 2011년 10월과 2013년 12월 홈앤쇼핑 공채 1~2기 채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중기중앙회 임원 등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특정 지원자들을 선발하기 위해, 서류전형 심사 시 임의로  10~20점에 달하는 가점을 부여하거나, 인·적성 검사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강남훈 대표와 당시 인사팀장 여모씨는 불구속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번 수사결과는 중기중앙회의 홈앤쇼핑 감싸기에 무게를 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중기중앙회가 국감 자리에서 중기부의 홈앤쇼핑에 대한 주주권리를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비춰보면 더욱 의문이 생긴다.

홈앤쇼핑은 중기중앙회가 지분 32.9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중소기업진흥공단 자회사인 중기유통센터(15%), IBK기업은행(15%), 농협경제지주(15%)의 주요 주주가 있지만 중기유통센터는 이사가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와 관련해 권칠승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중기유통센터는 홈앤쇼핑의 15% 주주임에도 불구 농협과 달리 홈앤쇼핑에 이사를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임득문 유통센터 대표는 "중기중앙회서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대답을 한 바가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실상 중기부를 대리한다고 볼 수 있는 중기유통센터를 이사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러한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갈등은 이번 강남훈 대표 해임 요구에서도 드러났다.

중기유통센터가 경영 정상화를 주장하며 사외이사 3명을 통해 위임장을 받아 3월 21일 강남훈 대표이사 해임과 후임 대표이사 선임 안건 처리를 위한 이사회를 소집하자 홈앤쇼핑은 '월권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며 언론플레이로 여론을 형성했다.

중기부가 민간기업인 강남훈 대표를 해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관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최대주주인 중기중앙회는 침묵을 지켰다.

마치 창과 방패와 같았던 중기부와 중기중앙회의 갈등은 홈앤쇼핑이 검찰에 넘겨진 이후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가 2020년 5월까지인 강남훈 대표가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