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금융사 지배구조만 집착(?)하는 금융당국, 文 대통령 금융개혁과는 '엇박'
[뉴스줌인] 금융사 지배구조만 집착(?)하는 금융당국, 文 대통령 금융개혁과는 '엇박'
  • 정단비
  • 승인 2018.03.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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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장 ⓒ뉴시스

금융당국이 구조적 금융 개혁 보다는 감정에 치우친 방식으로 금융회사를 압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낙마한 최흥식 전 금감원장으로 체면을 구기자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를 걸고 넘어지며 고강도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 전 금감원장의 채용 청탁 의혹이 불거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두고 부원장보를 단장으로 한 검사 인력 약 20명이라는 대규모 검사단을 투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은행 채용비리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지방 지원에서 근무하는 직원까지 불러들였을 정도다.

이처럼 전에 없던 고강도 수사는 금융당국이 '채용비리 발본색원'을 외치며, 3연임을 앞둔 하나지주 김정태 회장을 정면 겨냥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나지주 이외에도 검찰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국민은행 채용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HR담당임원 등 3명의 자택까지 3차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칼바람에 된서리를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배구조 개선으로 금융권이 공공의 이익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경영원칙을 확립한다면 국민의 오해를 불식하고 금융산업의 새로운 혁신을 위한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국에서 최고경영자 해임에 집착하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더불어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개혁과는 방향이 다른 곳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쓴소리도 있다.

당국이 이처럼 고강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과정에서도 문 대통령은 최근 "금융개혁에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느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금융개혁은 전반적으로 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라는 주문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3월 13일 국무회의에서 "실물지표에서 회복 흐름을 보이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창업자들의 체감지수는 여전히 어렵다"며 "이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준비해온 금융혁신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달라고 공식석상에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뒤 금융위가 발표한 것은 또다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안'이다.

게다가 금융사들의 지배구조 개혁을 외치다 낙마한 최 전 금감원장의 사의를 반려도 없이 하루만에 사표 수리한 것을 보고도 느낀 바가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금융당국의 지금의 현실은 정부의 금융개혁과 '엇박'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당국에서는 금융사 목 조르기 보다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금융감독체계 개편, 금산분리 강화 등 구조적인 금융 개혁에 대한 고민해야할 시점이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