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오리온 vs 前임원 진흙탕 싸움, MBC 'MB 당선축하금 단독'에 이용당했나?
[뉴스줌인] 오리온 vs 前임원 진흙탕 싸움, MBC 'MB 당선축하금 단독'에 이용당했나?
  • 정단비, 임은주
  • 승인 2018.03.23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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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오리온 그룹, MB 측에 당선축하금 1억원 전달"이라는 '단독 보도'를 방송으로 보도하자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였지만 생각보다 파장이 크진 않았다.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자 더 이상의 후속보도는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월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으로 검찰 조사 등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은이 있어보인다.

ⓒMBC 방송화면
ⓒMBC 방송화면

제보자 "오리온그룹, MB 측에 당선축하금 1억원 전달"
자신이 직접 건냈다..통화파일 공개 '강수'

3월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이미 20개에 달한다. 지금까지 나오지 않았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오리온 그룹이 지난 2008년 이 전 대통령 취임 이후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거액을 건넸다는 증언을 MBC가 확보했다"고 전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오리온의 한 전직 임원 A씨가 '이 전 대통령 쪽에서 요구가 먼저 있었고 그래서 사장이 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으며 자신이 돈을 직접 누군가에게 건넸다'고 밝혔다"면서 "지난 2008년 4월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거액의 당선축하금을 전달한 사실을 털어놨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화경 부회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은 시점이 대선 직후인 2007년 12월 말이었다.

A씨는 이화경 부회장이 이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그룹 사정상 거액의 목돈을 만들어내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방법도 마땅치 않다고 말하자, 다음날 다시 전화를 걸어와 일단 1억원만 주기로 합의됐다며 "지난 2010년에도 오리온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막아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의 돈을 김 원장에게 건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주장한 전달책은 '청담동 클리닉 김 원장'. 자신이 직접 찾아가  1만원권 1만장이 담긴 '과자 상자'를 직접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후보의 고액 피부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더불어 A씨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당선축하금을 전달한 사실을 다 털어놨으나, 검사가 그런 진술 내용을 조서에서 빼자고 먼저 제안했었다"는 말과 함께 이화경 부회장과의 '통화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당한 오리온의 반박, "사실 아닌 음해"
계속되는 소송전.."지속적 음해"

오리온 측은 MBC의 2차례 관련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을 실은 공식 보도자료를 언론에 뿌렸다.

특히 제보자를 조경민 전 사장으로 특정하며 2012년 횡령·배임 등(스포츠토토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으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약 3년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오리온 최고경영진에 대한 지속적 음해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고, 현재 오리온과 조 전 사장 간에는 다수의 민·형사 소송이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먼저 오리온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당선축하금 등 어떠한 이유든 금전을 요구 받은 적도 없고 금전을 전달한 사실도 전혀 없음을 주장하며 이화경 부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진행됐던 조 전 사장과의 소송과정에서도 당선축하금이 언급됐으나 조 전 사장은 "본인이 빼돌린 돈의 용처에 대해 윤모씨를 통해 이 전 대통령 당선 축하금으로 3억 원을 줬다고 주장했는데, 이번에는 김모 원장을 통해 1억원을 줬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 내용의 진실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통화파일도 조 전 사장의 의도적인 녹음임을 주장했다.

조 전 사장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때도 비자금에 대한 책임을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에게 전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사실처럼 보강하기 위해 이화경 부회장과 수 십 차례 통화하며 의도적으로 녹음을 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화경 부회장은 모르는 내용을 되묻거나 형식적으로 대꾸하는 내용인 통화파일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녹음 내용에는 당선축하금과 관련해 조경민이 지시를 받았다는 표현은 없으며 이 부회장이 내용에 대해 확실한 언급을 하고 있진 않다.

이와 관련해 오리온 측은 즉시 조 전 사장에 대해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해당 사안이 오리온과 전 임원의 감정싸움으로 결론이 날 것인지, 검찰에서 다시 한번 오리온의 자금 용처를 들여다 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조 전 사장은 한때 오리온그룹에서 15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의 최측근이었다. 하지만 2010~2011년경 오리온그룹이 비자금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악연은 시작됐다.

당시 조 전 사장과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항소심을 통해 집행유예로 석방됐으나, 조 전 사장은 스포츠토토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다시 징역형을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조 전 사장이 2014년 12월 만기 출소한 후 스포츠토토가 다시 조 전 사장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 관계 악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과 조 전 사장은 올해 4월에만 메가마크 추심금, 스포츠토토 횡령·배임 손해배상,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등 4건의 소송이 예정돼 있다.



(데일리팝=정단비, 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