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토연구원 박미선 책임연구원의 '1인 청년가구 주거복지' 정책 연구 소회
[인터뷰] 국토연구원 박미선 책임연구원의 '1인 청년가구 주거복지' 정책 연구 소회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8.03.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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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 로드맵' 반영돼 보람..청년들 자조적 얘기 안타까워"
국토연구원 박미선 책임연구원
국토연구원 박미선 책임연구원

인구·가구구조 변화로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청년 주거복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나 기존 주택정책이 다인 가족, 저소득층, 가구주 중심은 이를 수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청년은 주거복지 정책의 고려 대상에서 우선순위가 낮은 정책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주택 계약, 거주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열위인 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미래사회에 대한 대비를 위하여 사전적으로 청년의 이행기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대해 국토연구원(KRIHS) '1인 청년가구를 위한 주거복지 정책 방향' 연구를 수행한 박미선 책임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Q. 이 연구를 수행하게 된 동기는?

예전에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으면, 일시적으로 불편한 주거상황은 곧 나아지리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두 번의 금융위기를 겪고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주택시장에서 자가 마련은 점차 쉽지 않은 상황이 되어 가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과거 부모 세대를 부양하고 그들의 집을 물려받던 시기에서 변화하여 이제는 일시적인 부모 지원도 결정적인 요인으로 바뀌면서 주택시장에서의 불평등이 사회적 불평등으로 재생산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세대가 청년이고 특히 부모로부터 독립한 청년이기에 그들의 상황을 고찰하고 어떤 지원방안이 적실한지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 것이 출발점입니다.

Q. 이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

청년들이 독립하는 과정에서 부모로부터의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주택시장에 처음으로 진입하고, 거주하면서 청년들이 겪는 상대적인 불이익과 불안정을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했습니다.

연구결과에 대한 많은 관심 덕분에 연구에서 제언한 내용이 지난해 발표된 '주거복지 로드맵'에도 반영되는 성과를 얻어 정책연구자로서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청년의 문제가 청년 당사자인 다른 사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임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Q. 연구 수행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청년들의 주거실태와 주거불안정을 직접 이해하기 위해 여러 차례 심층 인터뷰를 실시했습니다. 대학(원)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으로 구성된 청년들을 만나 현재의 주거여건과 정부지원, 앞으로의 미래 의사결정에 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청년들이 체감하는 주거문제가 상당함을 알 수 있었죠. 지방에서 올라온 대학생은 주거비 때문에 결혼을 포기한다는 이야기가 TV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서울에 와보니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현재 월세를 사는 자신들은 조선시대로 치면 소작농이 아닌가 싶다면서 '한번 흙수저는 영원한 흙수저'일 것이라는 자조적인 이야기를 할 때 참 안타까웠습니다.

Q. 연구수행 시 보람을 느꼈거나 아쉬웠던 점은?

연구를 수행한 기간이 짧아 더 많은 지역의 다양한 청년을 만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광역시 또는 시·도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Q.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연구가 있다면?

청년들의 주거이동 경로를 따라서 어떠한 이동을 하는지, 각각의 주거유형이나 지역을 선택하면서 과연 이전 세대와 얼마나 다른 주거 경로를 걷게 되는지를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
(제공=국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