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KT 황창규의 '반면교사', 포스코 권오준의 선택
[뉴스줌인] KT 황창규의 '반면교사', 포스코 권오준의 선택
  • 정단비, 임은주
  • 승인 2018.04.18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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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왼쪽)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사진=뉴시스)
포스코 권오준(왼쪽)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사진=뉴시스)

KT 황창규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지 하루 만에 포스코 권오중 회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권오중 회장이 황창규 회장을 보고 일종의 교훈 얻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항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압 아닌 외압에 시달려온 포스코와 KT의 수장들은 수난을 겪었고 자리를 내놓기 다반사였다. 문재인 정권에서도 KT와 포스코는 청와대의 해외순방 행사 등에서 자주 제외되면서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전례를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었다.

현재 포스코와 KT는 정부 지분이 없는 민간 회사이지만 정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씁쓸하게 하기도 한다.

4월 18일 권오중 회장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임의사를 밝혔다. 말그대로 긴급 선언이었다.

권오중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이후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포스코의 청사진을 계획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권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포스코 직원들은 물론 재계가 술렁이고 있다.
권오중 회장은 중도 하차 이유로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상당해 휴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피로감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 회장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사퇴를 결심한 배경에는 포스코와 함께 민영화된 KT가 최근 황창규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로 CEO 리스크를 겪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KT 황창규 회장은 4월 17일 불법 정치 자금 혐의로 경찰청에 출석해 총 20여시간에 걸쳐 조사받았다. KT 현직 최고경영자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것은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이다.

구속 가능성이 불거질 경우 황 회장도 더는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자진 사퇴의 길을 밟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사퇴 요구에 직면했지만, 지난해 나란히 연임에 성공했던 권오중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말로는 다를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데일리팝=정단비, 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