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꼰대'는 언제까지...국내 기업 문화 여전히 '무늬만 혁신'
'청바지 입은 꼰대'는 언제까지...국내 기업 문화 여전히 '무늬만 혁신'
  • 임은주
  • 승인 2018.05.15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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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의 응답자가 밝힌 기업문화에 대한 인식.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의 응답자가 밝힌 기업문화에 대한 인식.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소통을 활성화한다고 복장 자율화하고, 직급호칭을 없앴는데 정작 의견은 잘 듣지 않는다. '청바지 입은 꼰대'들이 따로 없다"

불통·비효율·불합리로 요약되는 국내 기업의 후진적 조직문화가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근본적 변화 수준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5월 14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6년 1차 진단 후 2년간의 기업문화 개선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대기업 직장인 2000여 명을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와 국내 주요기업 8개사를 분석한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를 담았다.

◇'기업문화 진단조사' 결과 ...여전히 낙제수준

대기업 직장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 조사 결과,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 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방식 등이 다소 개선됐으나 여전히 낙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문화 개선효과 체감에 대해'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가 59.8%,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28.0%로 87.8%가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세부항목별 변화를 살펴보면 '야근'이 31점→46점,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수준이었다. 회식(77점→85점)만이 ‘우수’ 평가를 받았다.

기업문화 개선활동에 대한 평가에서도 '무늬만 혁신', '재미없음', '보여주기', '청바지 입은 꼰대' 등 부정적인 단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16년 대비 기업문화에 대한 평가 비교 그래프.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2016년 대비 기업문화에 대한 평가 비교 그래프. (자료 = 대한상공회의소)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 글로벌 기업 대비 약체

주요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심층 분석한 결과, 조사대상 8개사 중 7개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약체인 것으로 진단됐다.

세부 영역별 진단결과를 살펴보면 책임소재, 동기부여 항목에선 국내기업이 상대적 우위를 보인 반면 리더십, 외부 지향성, 조율과 통제(시스템), 역량, 방향성 등 대다수 항목에서 글로벌 기업에 뒤처졌다.

대한상의는 조직건강을 해치는 3대 근인으로 비과학적 업무프로세스, 비합리적 성과관리, 리더십 역량부족을 꼽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근대적이고 낡은 한국기업의 운영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 등  우리 사회가 처한 여러 당면 과제의 근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선 기업문화 혁신을 필수과제로 인식하고 전방위적인 개선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업문화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4대 개선방향

대한상의는 국내 내기 위한 4대 개선과제로 ▲빠른 실행 업무프로세스, ▲권한·책임 부여된 가벼운 조직체계, ▲자율성 기반 인재육성, ▲플레잉코치형 리더십 육성 등을 제시했다.

우선 업무 프로세스 과학화를 위해 기존의 '체계적 전략기반 실행' 프로세스를 빠른 실행에 중점을 둔 '시행착오 기반 실행’ 모델로 바꿀 것을 조언했다. 이어 효율성을 강조한 기존의 기능별 조직구조를 통합해 권한과 책임이 모두 부여된 ‘소규모 자기완결형’의 가벼운 조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또, 승진·보상 위주의 인재육성방식을 주인의식·자율성을 기반한 내재적 동기부여 방식으로 개편하고, 관리자형 리더십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뛰며 업무를 지원하는 '플레잉코치형' 리더십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