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기업문화 과도기에 놓인 '롯데주류'..'미스 함무라비' 생각나는 성희롱 사건에 '해고 결정'
[뉴스줌인] 기업문화 과도기에 놓인 '롯데주류'..'미스 함무라비' 생각나는 성희롱 사건에 '해고 결정'
  • 정단비
  • 승인 2018.05.3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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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우리 사회의 씁쓸한 민낯을 꼬집으면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5월 28일자 방송에서 다룬 주제는 '직장 내 성희롱'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인턴 직원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이고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해온 팀장이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유로 일부 선처를 받아야하냐는 것이 쟁점이었다.

해당 회사는 SNS에서 성희롱이 이슈화되자 성희롱 가해자를 일단 해고했으나, 해고 무효 소송을 통해 복직 시켜줄 심산이었다.

당초 이러한 회사의 계략이 직원들이 모두 동조해 피해자에 등을 돌리지만, 또다른 성희롱 피해자가 양심고백을 하며 '해고는 정당하다'라는 사이다 판결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장의 성적 농담은 '섹시코드를 가미한 유머'가 됐고, 인턴 직원을 '조직의 결속을 해치는 참을성 없는 요즘 애'로 만들어 버리는 적나라한 상황이 씁쓸함을 낳았다.

실제 이같은 사례는 주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롯데주류에서는 20년간 회사를 다녔던 팀장이 성희롱으로 인해 해고된 일이 벌어졌다.

위키리스크한국의 5월 30일자 '롯데주류, 직장내 성희롱 사건…가해자 지목된 A씨 해고'(https://bit.ly/2JivgsL) 보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자사 직원이 아닌 외부인으로부터 A 팀장이 '동료 직원들에게 성적인 농담을 자주 건넸다'는 제보를 받았다.

A씨의 성적 농담이 근무 내 기간 중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는 몰라도, 진상조사에 나선 사측에서 해고 이르는 중징계를 내릴 정도였지만 긴 세월동안 직원들 누구도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자신의 발언은 인정하면서 성희롱은 아니였다'는 항변을 하며 사내 메일로 인사위원회 대화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법적 다툼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져 롯데주류는 또다시 입방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개된 제보의 내용에 함께 출장을 간 여직원들에게 '오빠'라고 부르길 강요하고, 원하는 호칭을 부리지 않은 직원을 업무상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을 보면 이것이 인식의 문제라고 볼 수 있을진 의문이다.

게다가 부하 직원들과 유흥접객원을 둔 룸살롱 방문한 사실까지 알려졌다.

해당 기사에는 자사의 제품인 '클라우드'의 메인 모델이었던 걸그룹 AOA의 설현에 대한 성희롱적 발언도 있었다.

이것이 그동안의 롯데주류의 기업 내부 분위기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짐작이 가게 하는 일례들이다.

한편, 롯데주류는 최근 '유연근무제' 등을 도입하며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더불어 야근 근절을 위한 'PC 온·오프 제도'와 함께 연장근무 시 1.5배 가산 대체휴가 등도 시행된다.

기업문화 변화의 시점에 놓은 롯데주류가 어떻게 변해갈지 주목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장내 성희롱 익명신고창을 운영하고 있다.

직장내 성희롱 익명신고창은 고용부 누리집(www.moel.go.kr)에서 민원신청→신고센터→직장 내 성희롱 익명 신고창으로 들어가면 된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