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편의점·슈퍼 '공병과의 전쟁'...적은 수수료에 "악취, 공간부족"
편의점, 편의점·슈퍼 '공병과의 전쟁'...적은 수수료에 "악취, 공간부족"
  • 임은주
  • 승인 2018.07.0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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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점에 회수된 빈병들 (사진=뉴시스)
한 편의점에 회수된 빈병들 (사진=뉴시스)

무더워지는 여름과 월드컵 열기 등으로 맥주나 소주 등의 소비가 늘어 나고 있다. 이와 함께 편의점, 소형마트 등 업체는 공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병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소주, 맥주 등 주류와 음료의 공병보증금을 인상했다. 소주병 보증금은 기존 40원에서 100원,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 콜라·사이다병은 40원에서 100원, 1ℓ 이상 대형 주스병은 350원으로 올렸다.

모든 공병이 환급되지는 않는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주,맥주병 뒤에 보증금액이 적힌 병만 가능하다. 수입맥주병 중에는 카프리나 버드와이저는 개당 40원에 받는다. 하지만 다른 수입 맥주는 공병 환급이 안 된다.

공병회수율은 보증금 인상전인 2014년(24%)에 비해 지난해 6월(47%) 기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으로 공병보증금을 받기 위한 물량들이 집중되고 있어 공병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나마 대형마트는 '무인 빈병 회수기'로 간편하게 수거가 가능해, 개점 전부터 줄을 서는 모습이 일상이다.

편의점, 소형 마트, SSM 업체는 대부분 공병회수를 꺼린다. 이들 업체들은 공병을 둘 곳도 없고, 벌레들이 꼬이고 악취가 진동해 영업에 방해가 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낮은 수수료 역시 소매점들의 공병회수를 꺼리게 한다. 주류업체들이 빈병 회수 시 소매점에 주는 수수료는 소주병 10원, 맥주병 11원 정도이다. 하루 100병 정도 공병 처리를 해도 손에 쥐는 돈은 1000~1100원 수준이다.

편의점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올 초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공병회수에 소요되는 1~2시간이 부담이다. 고객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업무 지장도 받고 있다. 또 공병 파파라치도 있어 공병회수를 거절하면 벌금을 물수도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들 역시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빈병을 가지고 가면 대놓고 인상을 찌푸리거나 노골적으로 싫어해 맘이 상하고 눈치가 보인다고 설명한다.

이에 청와대 청원에 공병수거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이 여러 건 올라오고 있다. 술은 마트에서 구매하고 병이란 병은 소매점으로 가지고 온다. 환경 생각도 좋지만 자영업자들의 어려움도 살펴 달라는 내용이 많다.

한 청원자는 공병수거를 각 시청,구청,주민센터 등 지자체로 확대하면 소비자들이 더 쉽게 빈병수거가 가능하다는 제안을 했다. 

정부는 빈병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단속에 집중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손쉽고 편리하게 빈병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빈병 보관 공간과 악취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무인회수기를 설치하는 등 소비자가 쉽게 반환할 수 있도록 회수체계 개선이 요구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