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이틀째, 가족끼리 오봇한 3시간 '65년 흐른 세월 나눈다'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 가족끼리 오봇한 3시간 '65년 흐른 세월 나눈다'
  • 임은주
  • 승인 2018.08.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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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날인 8월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가족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산가족 상봉행사 둘째날인 8월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개별상봉에 참석하기 위해 북측 가족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꿈에서도 잊지 못하던 이산가족의 만남이 65년여만에 진행됐다. 이틀째를 맞이한 오늘, 호텔방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개별상봉 시간을 가진다.

전날 단체상봉으로 눈물바다를 이룬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북측 가족과 오전 10시 10분부터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가족들은 숙소에서 2시간 동안 개별상봉과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함께 점심을 먹는다. 남북의 가족끼리만 따로 식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이산가족 행사 때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단체로 점심을 먹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3시간의 개별상봉 시간 동안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편안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5년여 동안 품고 못다 한 얘기를 풀어놓으며 혈육의 정을 나눌 예정이다.

이후 가족들은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금강산호텔에서 이뤄지는 단체상봉을 끝으로 둘째 날 일정을 모두 마무리 한다. 저녁은 각자 먹게 된다.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8월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선 전날 상봉장에선 만나자마자 오열을 하는 등 안타까운 사연이 많았다. 피란길에서 잃어버렸던 아들을 만난 이금섬(92) 할머니는 아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쏟아냈다. 60여 년 세월이 흘렀어도 피는 못 속인다고 똑 닮은 가족의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죽은 줄 알았던 여동생 둘을 찾은 김춘식(80) 할아버지, 딸을 만나 '소원이 풀렸다'는 유관식(89))할아버지, 두 딸을 시댁에 맡기고 남으로 내려왔다 돌아가지 못한 한신자(99) 할머니 등 전쟁통에 급히 피난을 나오다 곧 돌아갈 줄 알고 자식을 북에 두고 온 경우가 많았다.

이산가족들은 내일(8월 22일) 오전 11시부터 마지막으로 2시간 동안 작별상봉과 점심식사를 한 뒤 귀환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남측 이산가족 89명이 북측 가족과 상봉하는 1차(8월 20∼22일)와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측 가족과 만나는 2차(8월 24∼26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한편 통일부는 8월 21일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상봉 정례화 등을 북측과 본격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차기 적십자회담 등을 통해 생사확인과 고향방문, 상봉 정례화 등을 북측과 본격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