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패션명가' LF는 언제 이렇게 '문어발'이 됐나?
[뉴스줌인] '패션명가' LF는 언제 이렇게 '문어발'이 됐나?
  • 정단비
  • 승인 2018.09.0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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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와 무관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은 곧 문어발 사업 확장이라는 뒷말이 따른다.

언론에서는 사업 확장이 매출 증대로 이어지면 'M&A 마술사'라고 칭하며 띄워주다나,  주춤하는 순간 '문어발'이라는 비판이 쏟아질낼 것이다.

'M&A 마술사'는 최근 LF 구본걸 회장이 듣고 있는 말이다. 다행히도 사업 확장에 대한 결과물은 나쁘지 않다.

패션기업을 주축으로 하고 있는 LF는 100% 출자해 LF푸드를 설립할 때도 '시너지냐 문어발이냐'라는 말을 들었다.

닥스, 헤지스 등으로 알려진 일본 생라멘 전문점 하꼬야를 시작한다고 하니 식품업계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이다.

국내 패션업계 자체가 침체되고 글로벌 브랜드 보다 인지도에서 밀리다 보니 점차 수익은 악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에만 6개의 M&A를 진행하면서 비패션부문의 매출을 1500억원대(2016년 461억원)로 올려 놓은 구본걸 회장의 LF는 이제 패션 보다는 다른 사업에 목말라 있다.

지난해 인덜지(주류 유통), 모노링크(일본 식자재 유통) 구르메 F&B(유럽 식자재 유통) 등 6곳의 식·음료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면서 식품 회사로 부를 수 있을 만큼 업계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토종 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 상표권도 LF가 소유인 것을 모르는 대중이 더 많을 것이다.

올해 7월에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조미김 생산·판매업체 해우촌을 태인수산을 통해 인수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 3위 부동산신탁회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돼 부동산금융시장까지 뛰어들 전망이다.

LF의 올 상반기 매출(8382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늘었지만 패션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이고 영업이익도 15%로 줄었다.

M&A 부작용 벌써?

M&A가 워낙 많다보니 잡음도 뒤따른다. 지난해는 LF 자회사 글로벌휴먼스를 통해서 인수한 영유아 보육업체 '아누리'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LF 인재개발실은 'LF 육아 지원 제도를 기획중'이라는 메일을 영유아를 둔 직원(200명가량)에게 발송하고 만 5세 이하의 영유아를 가직 직원들에게 일반 베이비시터와 차별화된 찾아가는 방문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전했다.

물론 이것이 무료였다면 정말 좋은 직원 복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비용은 주 1회(반일 4시간 32만원·종일 50만원), 주 2회(반일 4시간 57만6000원·종일 100만원), 주 3회(반일 4시간 86만4000원·종일 150만원) 등을 명시한 후 희망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라고 덧붙이며 상황은 달라졌다.

당시 LF 측은 사내 복지제도로 보육료 및 교육비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로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나, 자녀 1명당 월 지원금은 32만원으로, 이 돈이면 '주1회 4시간 방문서비스' 정도 밖에 이용할 수 없는 속사정은 나오지 않았다.

그마저 30명에 한해서 지원했다.

이를 두고 아누리의 B2B 사업 시도에 LF 직원들을 실험대에 올려놓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은 바 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