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 떠나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 떠나다
  • 김윤희 기자
  • 승인 2012.02.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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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무대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골 기록

반지의 제왕 안정환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은퇴를 발표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은퇴기자회견을 가졌다.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 골든골로 국민들의 기억에 깊이 박혀있다. 이를 포함해 월드컵 본선서 3골을 터뜨렸다.

▲ 은퇴 기자회견하는 안정환 ⓒ뉴스1

월드컵 무대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 1998년 프로데뷔 후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고 2년 만에 K리그 MVP를 수상하며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안정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한 끝에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안정환은 자신의 경기스타일 만큼이나 선수시절 화려한 활약을 펼쳤다.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평가전서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성공한 로빙슈팅과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말디니 등이 버티고 있던 세계 최고의 이탈리아 수비진을 상대로 자신만의 스타일과 기술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선보였다.

안정환은 세계적인 선수들로부터도 기량을 인정받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호나우지뉴(브라질)는 "스코틀랜드전서 로빙 슈팅을 성공시킨 선수가 인상적이었다"며 안정환을 기억했다. 지난 2007년 방한했던 앙리(프랑스)는 "월드컵에서의 안정환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테크닉이 좋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한다. 안정환이 펼치는 플레이들의 비밀을 알고 싶다"며 안정환을 인정했다.

안정환은 불운도 따라다녔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서 맹활약을 펼치고도 월드컵 후에는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고 월드컵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안정환은 은퇴 기자회견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사인까지 다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어놓고 짐까지 정리했다. 블랙번(잉글랜드)  입단하지 못하게 되어 그때 당시 정말 많이 힘들었다. 만약에 갔다면 인생이 바꼈을 수도 있다. 그 때는 많이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환은 은퇴를 결정한 계기에 대해 "더 하고 싶다. 지금 하는 것이 맞는건지 아쉬울때 떠나는 것이 맞는건지 고민했을때 아쉬울때 떠나는 것이 팬분들에게 좋은 모습으로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마음은 2002년인데 몸이 2012년이다. 운동도 개인적으로 계속하면서 몸상태는 충분히 만들 것이라고 몸으로 느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부담감때문에 결정을 쉽게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안정환은 이미 월드컵 무대서 한국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은퇴를 결정하기 직전까지도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다. 한국선수에게서 찾아보기 힘든 기술과 경기스타일을 가지고 있었던 안정환의 은퇴는 많은 이들에게 애틋함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