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밤엔 '대리' 뛰는 20대들...'전기자전거·킥보드·전동휠' 로 이동
취업난에 밤엔 '대리' 뛰는 20대들...'전기자전거·킥보드·전동휠' 로 이동
  • 임은주
  • 승인 2018.10.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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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이 장기화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청년 실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수험 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에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청년' 대리운전기사가 늘고 있다.

10월 15일 카카오모빌리티가 펴낸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가입 대리운전기사 연령대 비중이 지난 2016년엔 50대 이상이 40%대로 가장 높았으나, 최근엔 20대 신규 등록 대리운전기사가 50대를 앞질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수입이 필요한 대학생이나 적은 수입으로 부업을 원하는 사회초년생 등 40대 이하 젊은 층이 대리운전 시장에 많이 진입하고 있다"면서 "짧은 시간 노동으로도 일정한 소득을 얻을 수 있어 2030세대가 대리운전기사로 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대리운전기사 서비스 'T대리기사'는 2016년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난달까지 총 243만4841명이 이용했다. 매월 이용건수는 2016년 50만건, 2017년 70만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100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T대리기사'에 등록된 대리운전기사도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젊은층의 비중이 늘고 있다.

출시 첫해인 2016년엔 5만4000명, 2017년 10만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9월 기준 12만명을 넘어섰다. 가입 연령대를 보면 특히 2030젊은 대리운전기사가 늘었다. T대리기사의 2016년 신규 가입 대리운전기사에는 50대가 40%대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점차 하락해 올해는 20%대로 급감했다.

반면 20대 신규 등록 대리운전기사는 첫해 2016년엔 10% 미만이었지만 2017년 20%대로 증가해 이 수치가 유지되고 있다.

젊은 층 대리기사들이 늘어 나면서 고객의 콜을 받고 이동할 때 사용하는 대리운전기사의 교통수단도 다양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조사 결과 대리운전기사들은 대중교통(77.0%), 택시 합승(35.4%), 업체 제공 셔틀(26.1%) 순으로 사용했다. 더불어 전기자전거·킥보드·전동휠 등 1인 교통수단을 이용한다는 응답자도 10.6%나 나왔다.

(자료=카카오모빌리티)
(자료=카카오모빌리티)

가까운 곳 호출이나 귀가시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을 경우 대리기사들은 걷거나 달리는 일이 많다. 대리기사들이 하루에 걷거나 뛰는 거리는 5~7km가 37.0%로 가장 많았다. 7~10 km라는 응답은 24.5%로 그 뒤를 이었다. 매일 15km 이상을 걷는다고 답한 기사도 6.6%에 달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최근 1년간 대리운전기사 수입을 분석한 결과 월 최고 수입은 533만7600원이었다. 이는 전업 운전기사로 활동할 경우 대기업 직장인 월급 부럽지 않은 소득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를 전업으로 삼는 비중도 높다. 카카오 T 대리기사 12만4000여명 가운데 부업 또는 아르바이트(49.4%)로 일하는 기사와 전업(50.4%) 대리기사는 각각 절반 정도로 비슷했다.

T대리기사 비용은 시간대, 출발지, 목적지 등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0㎞ 기준 1만4000~2만2000원에 결정된다.

한편 지난 7월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기업들이 야근을 줄이면서 직장인들 저녁 풍경이 달라진 현상이 택시 이용에서도 나타났다.

올해 7~8월 호출 정보를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영화관으로 향하는 호출은 118%, 박물관은 101%, 미술관은 234%, 전시관은 167% 증가했다. 체육관(138%), 헬스클럽(159%),골프장(90%), 테니스장(159%) 등도 늘었다.

반면, 종로구 종로1·2·3·4가동, 서초구 서초2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등 대기업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심야 택시 승차 점유율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전보다 크게 내려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