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인터뷰] 정찬, "'방탄조끼단' 잘 된다면 '방탄소년단' 초청하고 싶다"
[POP인터뷰] 정찬, "'방탄조끼단' 잘 된다면 '방탄소년단' 초청하고 싶다"
  • 이지원
  • 승인 2018.10.19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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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실탄 예능 '방탄조끼단'의 주역, 배우 정찬
방탄조끼단의 주역, 배우 정찬을 만나 봤다.

방탄조끼단의 주역, 배우 정찬을 만나 봤다.

국내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장르인 '밀리터리', 이에 대한 열정을 수십 년 동안 갖고 있던 배우 정찬을 만났다.

2018년 10월 17일, 서울 삼청동 소재의 포레스트 구구에서는 웹 예능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방탄조끼단'의 주인공 정찬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편안한 분위기 속 진행된 인터뷰는 배우 정찬의 유쾌한 성격을 모두 담아내기에 충분했다.


Q. 밀리터리 덕후, 일명 '밀덕'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초등학생 때부터 밀리터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과거에는 이러한 관심으로 밀리터리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몇 개 촬영하기도 했다. 이를 테면 총기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인 '아드레날린'에 출연하며 이번 방탄조끼단에 함께 출연한 태상호 기자와 친분을 쌓게 됐고, 아드레날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20일 동안은 줄곧 총만 쏘며 전술사격의 기초와 총에 대해서 알게 됐다.
 

Q. '밀리터리'라는 매니악한 주제를 다뤘음에도 조회수 100만이 넘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회수가 잘 나온 이유가 '히스토리'라는 채널이 좋아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사실 방탄조끼단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을 때 흔히 말하는 '덕후'적 요소가 다분하지는 않은지 고민한 것도 사실이지만, 젊은 PD 및 촬영진들과 함께 일하며 젊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 편집이 끝난 후 영상을 봤을 때는 '감성 포텐' 터지는 편집에 감탄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편집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며 후광이든 역광이든 신경도 안 쓰더라. 실제로 태상호 기자에게 "젊은이들 기도 받고 좋으니 우리 이제 늙은 사람들이랑은 촬영하지 말자"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현장이 편하고 좋았다. 이렇듯 유튜브 세대에 잘 어울리는 세대가 편집까지 잘하니, 밀덕들이 아니더라도 잘 보겠거니 싶었다. 하지만 100만 조회수는 생각도 못 했다. 사실 인구 대비 밀덕의 비율이 그렇게 많지도 않으니 5~10만 명 정도만 봐도 많이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유튜브라는 공간이 편하게 작용한 것도 있고, 우리 팀의 편집 기술이 큰 공을 세운 것 같다. 

 

진정한 밀덕, 정찬이 말하는 밀덕의 4단계는?

진정한 밀덕, 정찬이 말하는 밀덕의 4단계는?

Q. 만약 밀덕에게도 레벨이 있다면 어떻게 나눌 수 있겠는가?

야구를 예로 들어보자. 야구에 처음 빠진 사람들은 우선적으로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고 타율을 암기하며 시작하는 경우가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밀덕의 경우는 '제원'을 쫓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야구는 경기를 직접 보거나 공을 던지는 등 실제로 체험해 볼 수 있지만, 밀덕들은 실제로 체험해 보기가 어렵다. 그런 열망은 이제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직접 공부하는 것으로 이르게 된다. 그럼 이제 2단계로 접어들며 인터넷에서 본 자료만을 맹신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3단계로 넘어가게 되면 밀덕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 싸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명 '키보드 워리어'라고도 하지. 요즘 같은 경우에는 유튜브에 목을 매달며, 2단계에서 얻은 정보만을 갖고 서로 댓글로 싸우게 되는 것이다. 이제 4단계는 달관하게 된다. 키보드 워리어를 포기해, 직접 해외나 사격장으로라도 나가 총을 쏘게 된다.


Q. 그럼 배우님은 이미 달관하신 건지?

나는 이미 아드레날린에서 20일간 총을 쏘며 달관하게 된 지 오래이다. 논란에 끼지도, 끼고 싶지도 않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나와 내 가족, 사회가 그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사실 밀리터리라는 게 결국에는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라고도 할 수 있다. 생존도구들은 곧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이며, 이러한 정보를 얻기 위해 전쟁사로 파고 들어가다 보면 갈수록 달관하고 시니컬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Q. 촬영하면서 가장 재미있던 점은 무엇인가?

다 터트리는 게 가장 재미있었다. 시즌 2를 찍는다면 폭발이나 폭파하는 게 많았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람이다. 방송에 소개되지 않은 소재 중에서는 중화기인 'PKM'을 다룰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재미있었다. 요즘 일반인들이 관심있을 게임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는 것처럼 과연 총알을 후라이팬으로 막을 수 있을지가 궁금해서 후라이팬도 굉장히 많이 챙겨 갔다. 티타늄부터 주물, 일반적인 가정용 후라이팬, 심지어는 삼겹살을 구워 먹는 불판까지 가져갔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 줬으면 한다.

 

강

밀덕이 아닌 사람들도 영업 시킬 수 있는 비장의 무기는?

Q. 실험 아이디어는 누구의 생각인가?
강도 높은 실험에 포기한 것은 없었는지?

모든 것은 김도영 CP와 나, 그리고 태상호 기자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김 CP가 간단한 아이디어를 던지면 태 기자와 내가 그 자리에서 이것저것 살을 붙였다. 그렇다 보니 게임 배틀그라운드나 영화에서 본 것들을 많이 착안하게 됐다. 예를 들어 영화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처럼 360도로 회전하며 총을 쏘는 장면이 궁금해 그것도 실험해 봤으며, 총알이나 소화기가 폭발하는 장면도 결국에는 영화에서 본 장면이 호기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본도 없고 작가도 없고, 가이드라인도 없이 오직 포맷만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아무래도 그래서 더 편하게 찍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궁금한 걸 찍다 보니 우리끼리 얘기가 나온 것은 전부 찍었으며, 폭발에 대한 두려움으로 촬영을 포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제작직이 아무것도 안 한 건가 싶지만, 보안경과 안전 물품은 살뜰히 챙겨 줬다.


Q. 사실 국내에 밀덕들이 많지는 않은데, 그들을 영업시킬 비장의 무기는 없는지?

김도형 CP라고 생각한다. 사실 태 기자와 내가 밀리터리라는 분야를 수없이 수면 위로 올리려 했는데, 김 CP가 그걸 도와 줬다. 우리는 항상 밀리터리라는 분야를 진지하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 CP의 젊은 감각이 잘 통하더라. 우리가 오히려 많이 배웠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그들이 만들어 준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은 곧 예능적 요소를 갖춘 다큐멘터리 아닌가? 사실 예전에는 예능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연기를 할 대본을 주면 거침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데, 예능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더라. 하지만 김 CP는 마음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 준 것 같다. 콘티도 없고 대본도 없어 내 마음대로 재미있게 찍은 후 "이것만 알면 익숙해진다!"라는 마지막 멘트만 강요했다. 그래서 더 편했고, 더 열심히 임하게 된 것 같다.

 

정찬, 게스트를 섭외한다면 방탄소년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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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즌 2 언급을 계속하셨는데, 확정이 이미 된 건지? 게스트는?

사실 시즌 2가 확정이 된 것이 아니라, 확정이 되길 원해서 수도 없이 말한 거다. 내가 지금 드라마에 들어가야 돼서 할 거면 빨리 찍어야 한다. 실제로 시즌 2 제작 가능성이 방송 전에는 50%였다면, 이제는 100만 뷰가 넘었기 때문에 51% 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걸 찍어 보니 현지 인맥이 굉장히 중요하더라. 현지 인맥 쪽으로 제작비가 좀 더 들어가면 더 좋지 않을까, 하며 생각하기도 했다. 총알 문제도 빼놓으면 안 된다. 어쩜 총알을 딱 방송 촬영할 정도로만 갖고 와서 개인적으로는 한 발도 못 쏘고 촬영 때도 아끼면서 찍게 되더라. 김 CP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총알 하나하나를 카운트하더라. 그 점도 개선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게스트는... 태 기자가 그런 말을 했다. "저도 여자 아이돌이랑 가면 좋죠... 그래도 찬이 형만큼 가르치려면 너무 힘들어서, 저는 그냥 찬이 형이랑 갈래요" 이 말이 되게 고맙고도 웃겼다. 하지만 만약 시즌 2도 잘 된다면 방탄소년단을 한 번 초대해 보고 싶다.  그러려면 제작비 문제 때문에 미국 히스토리가 나서야겠는데, 그러다가는 미국의 능력 좋은 밀덕들이 출연하게 돼 오히려 내가 잘릴 것 같다.

한편 방탄조끼단은 다소 전문적이고 어려워 보일 수 있는 '무기'라는 영역을 웹 예능만의 시청자 친화적이고 코믹한 톤으로 다룬 프로그램이다. 특히 평균 나이 만 46세인 배우 정찬과 국내 최고의 무기 전문가 최상호는 우리가 보던 이미지와는 달리 빈틈 가득한 이미지와 코믹한 반전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평균 조회수 역시 100만 뷰에 돌파하는 등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손에 땀이 쥐어지는 이들의 실험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 TV 캐스트 등 히스토리의 디지털 채널에서 확일할 수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