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
한나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 변경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2.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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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당의 후신으로 위기때마다 당명 변경

한나라당이 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기로 확정지었다. 1997년 11월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14년 3개월만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을 민주정의당(민정당)에서 출발해 민주자유당(민자당), 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하며 이어져온 보수 정당의 후신으로 보는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한나라당은 큰 위기 때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탈출구로 당명 변경을 선택해왔다.

▲ 보수정당의 변천(정당 BI)

민정당 : 한나라당의 전신으로 1979년 당시 전두환 장군이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1981년 1월 창당한 민정당은 전두환, 노태우 1·2대 총재를 대통령으로 배출하는 등 집권 여당으로서의 면모를 이어왔다.

민자당 : 그러나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3김 분열 등으로 인해 1988년 4월 총선에서 야권에 패배, 의석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이에 민정당은 '여소야대' 구도 극복을 위해 1990년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과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 등 두 야당과 합당한 뒤 당명을 '민주자유당'으로 변경했다.

민자당은 뿌리가 다른 계파 간의 결합으로 인해 민정계 의원 탈당 등 출범 직후부터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1992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내홍이 잠시 가라앉는 듯 했지만 1995년 자민련 분열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구속, 95년 6월 지방선거 참패 등 극심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신한국당 : 이에 김영삼 대통령은 3당 합당의 과오를 씻고 '역사 바로 세우기'를 추진하며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개명했다. 민자당 개명 때와는 달리 신한국당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확보하는 등 당명 변경의 효과를 봤다. 

또 이회창 전 총리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는 등 정권 재창출을 향한 수월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이회창 대선 후보 아들 병역 문제 등으로 인한 이인제 후보의 탈당, 뒤이은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으로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한나라당 : 이에 이회창 전 총리는 1997년 11월 15대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조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당명을 '하나'와 '크다'는 뜻의 한나라당으로 변경했지만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패하며 사상 처음 야당의 길을 걷게 됐다.

새누리당 : 이번에도 한나라당은  4·11 총선을 앞두고 '디도스' 사건과 '돈봉투' 사건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14년 여만에 불가피하게 당명 변경을 선택했다. 새누리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한나라당이 앞으로 당명 변경의 효과를 어느 정도 볼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