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현대차 그룹에 "최대 16조원 초과자본금, 주주환원" 요구
엘리엇, 현대차 그룹에 "최대 16조원 초과자본금, 주주환원" 요구
  • 임은주
  • 승인 2018.11.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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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최대 16조원 규모의 초과자본금 주주환원을 요구하며 현대자동차그룹 압박에 나섰다. 현대차 주가가 떨어지면서 5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손실을 입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지난 11월 13일 현대차그룹 이사진에게 보낸 서신에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 콘웨이 맥켄지의 '독립 분석보고서'를 공유했다.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이 심각한 초과자본 상태로 현대차는 8조 원에서 10조 원, 현대모비스는 4조 원에서 6조 원에 달하는 초과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과거 잉여현금흐름의 불투명한 운용으로 상당한 자본이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있다"며 "주주환원 수준이 계속해서 업계 기준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보고서를 근거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통해 최대 16조원 규모의 초과자본금을 환원하라고 요구했다. 또 현저히 저평가된 현재 가치를 고려해 이들 자사주 매입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헤지펀드 엘리엇은 11월 13일,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초과자본금 주주환원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사진=뉴시스)
헤지펀드 엘리엇은 11월 13일, 현대차그룹 이사진에 초과자본금 주주환원 등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냈다.(사진=뉴시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최근 엘리엇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그룹의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은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엘리엇은 현대차와 계열사 주식을 2~3%씩 갖고 있다.

또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서도 "기존 개편안이 철회된 지 6개월이 지났는데 이를 진전시키기 위한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고 있다"며 "각 계열사 이사회에 사외이사 추가 선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현대모비스의 모듈·애프터서비스(AS)부품 사업을 떼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려고 했지만 엘리엇 등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계획을 포기했다.

지난 8월에는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의 AS 부문을 현대차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핵심 부품사업을 물류업체 현대글로비스와 합치는 안을 제안했지만 현대차그룹은 거절했다.

한편 현대차는 엘리엇의 이번 요구와 관련해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현대차 주가는 11월 13일 장중 한때 10만원 선이 무너질 정도로 투자 심리까지 악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 하락률은 34%에 달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