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1인가구 지갑을 열어라...뜨거운 '싱글 마케팅'
[솔로이코노미] 1인가구 지갑을 열어라...뜨거운 '싱글 마케팅'
  • 임은주
  • 승인 2018.11.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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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런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발뮤다 토스터기(왼쪽)과 동부대우전자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사진=발뮤다홈페이지,뉴시스)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발뮤다 토스터기(왼쪽)과 대우전자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사진=발뮤다홈페이지,뉴시스)

싱글족과 1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혼밥, 혼술, 나홀로족 등의 단어들이 낯설지 않다. 이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며 소비 시장을 움직이는 중심축으로 떠오르며 기업들의 '싱글 마케팅'을 달구고 있다.

특히 싱글족은 소득 대비 높은 소비 성향까지 보여 이들의 소비트랜드와 실생활과 연결된 다양한 분야의 싱글 마케팅 물결이 거세다. 가전,주택, 유통업체의 싱글 마케팅 사례를 살펴본다.

작을수록 잘팔려...'미니 가전' 전성시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소형 에어컨, 소형 주방기기, 소형 냉장고 등 싱글족이나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가전제품이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실제 온라인, 이커머스에서는 전기레인지, 커피메이커, 토스터기, 소형 냉장고, 1인 가구용 세탁기 등의 판매량이 TOP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마트는 1인가구 관련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에 일렉트로마트 매장에 '혼족 특화존'을 설치해 1인 가구 가전제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펼친다.

이마트는 혼자서 요리하는 1인 가구를 겨냥해 그에 적합한 맞춤형 성능을 지닌 제품들로 혼족 주방가전을 꾸며 판매한다.이들 제품은 콤팩트한 디자인은 물론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모닝메이커는 커피와 토스트를 한 번에 만들 수 있어 바쁜 아침시간에 1인용 식사를 준비하는데 좋다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카페인 충전 한잔 커피메이커는 커피를 바로 담아 나갈 수 있는 전용텀블러컵을 함께 제공해 커피를 옮겨 담는 번거로움을 덜었다.이들 제품들은 1만9800원~3만9800원 선으로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다.

소형 전기밥솥의 판매량도 전년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쿠쿠 3인용 전기밥솥인 에코소형은 올해 판매량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쿠첸의 3.5인용 밥솥은 2015~2017년 3년 평균 성장률 16% 상승했다.

대우전자의 1인 가구를 위한 세탁용량 3㎏, 두께 30.2㎝의 초소형 벽걸이 드럼세탁기와 세탁건조 용량이 3㎏인 세탁 건조기 '미니'는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 빨래량이 적은 1인 가구를 공략했다.이밖에 초소형 사이즈의 핸디형 청소기도 싱글족에게 인기가 높다.

소형가전의 경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해 작지만 디자인과 성능의 우수성이 판매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작고 예쁜 전기레인지, 토스터기, 커피머신 등과 세련된 디자인의 소형 냉장고와 1인 가구용 세탁기 등이 인기가 높다.

고급 명품 소형가전은 주로 글로벌 제품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특히 일반제품보다 비싸지만 세련된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으로 매출이 잘 팔리는 제품들도 있다.

싱글족 고려한 '소형주택'...빌트인,복층형 인기

GS건설의 소형주택 브랜드 '자이엘라'의 내부모습과 북카페(사진=뉴시스)
GS건설의 소형주택 브랜드 '자이엘라'의 내부모습과 북카페(사진=뉴시스)

1~2인 가구층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층은 더욱 두터워지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소형 아파트 특화설계 등을 적용해 면적 대비 넓고, 수납공간 또한 다양하게 배치할 뿐 아니라 실용성과 고급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GS건설은 올 상반기 서울 강동구에 분양한 고덕자이에 기존 아파트에서는 찾기 힘든 전용면적 48·52㎡의 소형 면적 특화설계를 도입했다. 소형이지만 방 2개와 발코니 등을 확보해 알찬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전용 52㎡ 타입은 침실에 붙박이장을 유상옵션으로 제공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고 거실에 팬트리까지 적용해 수납공간도 충분히 갖췄다.

전용면적 48·52㎡ 주택형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 각각 10.5대1, 14대1의 경쟁룰을 기록했고 일반청약에서도 39.8대1, 27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여 소형 평형에 대한 두터운 수요층을 확인했다.

LH는 싱글족이나 1~2인 가구를 위한 '투 인 원'(TWO IN ONE) 모델을 개발했다. '트윈형(쌍둥이형)'은 전용 59㎡ 크기로 콤팩트한 통합 주거공간이 특징이다. 두 개의 현관문을 만들어, 집의 한쪽을 사무실로 꾸미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홈 오피스'가 만들어진다. 욕실과 드레스룸을 사이에 두고 각각 침실과 작은 거실, 주방을 설치하면 소형주택 두 가구가 만들어져 부분임대도 가능게 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강서구 e편한세상염창에  1인 가구, 신혼부부를 위해 전용 51·55㎡ 소형 면적을 적용했다.특이하게 복층형 설계를 도입해 하층에는 주방과 거실을, 상층에는 침실을 배치해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을 구분했다.

청약에서 전용 51㎡는 24대1, 전용 55㎡는 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계약 시작 5일만에 완판돼는 인기를 얻었다.전체 274가구 공급 물량 중 30대 계약자 비율이 55%에 달했다.

SK건설은 '부산동래3차 SK뷰'에 1인 가구를 위한 초소형 오피스텔 (전용 28㎡)을 분양하며 빌트인 아이템을 제공해 공간 효율을 높이고 주거 편의성을 강화했다. 여기에 1인 가구를 위한 코인세탁실과 피트니스센터 등을 제공해 주거 만족도를 높였다.

건설업계는 소형주택의 수요자가 젊은 세대의 1~2인 가구라는 점을 감안해 소형주택에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추구하면서도 이들을 배려한 북카페, 피트니스센터, 코인세탁실, 무인경비 시스템 등 각종 편의시설도 제공한다. 각 건설사들은 소형 면적의 오피스텔을 시장에 선보이며 주택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간단하게 '한 끼' 해결...HMR 급성장

편의점 간편식 인기(사진=뉴시스)
편의점 간편식 인기(사진=뉴시스)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정형태의 변화는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했다.지난 2012년 2조 원 규모에 머물던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올해 4조 원을 돌파해 오는 2021년까지 7조원을 내다보고 있다.

싱글족들의 간편하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식품업계는 다양한 가정간편식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의 가정간편식 '아침엔본죽'은 2012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400만 개를 돌파하며 식사 대용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전자레인지에 가열하거나 봉지째 끓는 물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다.

편의점은 세 끼 식사 해결이 가장 큰 일과인 싱글족 등을 겨냥해 다양한 도시락을 출시하고 있다. 백종원을 시작으로 김혜자 강레오 등과 손잡고 도시락을 출시하거나 지역 특산품이나 제철음식을 활용한 도시락 등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편의점 CU가 지난 2015년 선보인 '백종원한판도시락'과 '백종원매콤불고기도시락'은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편의점 도시락의 대중화를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오피스텔, 원룸이 밀집해 있는 지역의 20~30대 직장인들이 도시락 제품을 많이 찾고 있다.

또 1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상품도 인기다.과일이나 육류를 한끼용으로 소분한 상품까지 등장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1인 가구 고객이 2~3회 즐기기 적당한 300g으로 소포장 냉동 과일을 판매한다.

삶의 질을 중시하며 신선식품에 대한 1인가구 등의 수요 증가로 반찬 시장도 호황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찬'은 지난 1년간 반찬 주문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스테디셀러로 장조림, 계란말이, 오이소박이 등이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더불어 식품업계는 1인 가구를 사로잡기 위한 '미니멀리즘' 제품이 성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오비맥주는 카스의 250㎖ 소용량 버전인 '한입 캔'을 출시했다. 제주삼다수는 최근 가방에 쏙 들어가는 330㎖ 용량 제품군을 추가했다.

유통업계는 싱글족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싱글족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기업들은 다양한 제품을 1인 가구를 겨냥한 타깃 상품 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