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종지부..."오랜 고통 살피지 못해 죄송"
'삼성전자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종지부..."오랜 고통 살피지 못해 죄송"
  • 임은주
  • 승인 2018.11.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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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반올림이 11월 23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문'에 서명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11월 23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문'에 서명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 측과 재발방지 이행 협의문과 보상에 서명했다.

11월 23일 삼성전자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은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가졌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는 중재안에 따라 '반도체 백혈병' 분쟁과 관련, 조속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작업장 관리 등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받았는데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면서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으로 고통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지난 7월 양측에서 중재안 백지위임을 받아 피해자들에게 최대 1억 5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중재안을 마련했다. 또 삼성전자가 공식 사과하고,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 원을 내놓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협의 협약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올림을 비롯한 유가족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삼성전자-반올림 중재 판정 이행 협의 협약식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올림을 비롯한 유가족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중재안에 따라 김기남 대표는 오늘 협약식에서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으며, 조정위가 내놓은 보상 등의 중재안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보상 대상은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의 제1라인이 준공된 1984년 5월 17일 이후 반도체·LCD 생산라인에서 1년 이상 근무한 현직자와 퇴직자 모두가 대상이다.

보상액은 백혈병의 경우 최대 1억5000만원이며, 근무장소, 근속 기간, 질병 중증도 등을 고려해 보상액은 각각 산정하도록 정했다.

관련 절차가 최종 마무리 되면 늦어도 내년 초부터 2028년까지 피해자 개인별로 구체적인 지원보상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이로써 11년간 지속했던 양측의 '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완전히 끝나게 됐다.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 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다"면서도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인사말에서 밝혔다. 또 "직업병 보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며 산업안전보건법 강화를 요구했다.

한편 양측의 분쟁은 지난 2007년 3월 삼성반도체 3라인에서 근무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으며,이듬해 반올림이 만들어지면서 11년 동안 이어져 왔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