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에서 손떼고 있는 재벌들...신세계는?
빵집에서 손떼고 있는 재벌들...신세계는?
  • 신원재 기자
  • 승인 2012.02.0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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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재벌 2, 3세들의 '서민업종' 진출 실태 파악 후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대기업 2, 3세들의 빵집 등 소상공인 업종 진출 실태를 파악하도록 경제수석실에 지시한 후 대기업들은 카페, 베이커리 사업 철수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시를 내릴 지 하룻만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씨가 대표로 있는 호텔신라와 정몽구 회장의 딸 정성이 씨가 고문으로 있는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를 계열사로 갖고있는 현대차그룹이 각각 베이커리 까페 '아띠제'와 '오젠'사업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씨도 '빵집'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장씨가 대표로 있는 블리스는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블리스는 롯데백화점내 7개 매장에서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을 운영해 왔다. 롯데 관계자는 "동반성장 분위기에 부응하는 차원에서 블리스측에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리스는  빵 제조와 유통, 와인수입 사업을 하는 식품업체로 장 대표가 지난 2010년 11월 설립했다. 지난해 1월 롯데쇼핑 계열사로 편입됐으며 5월 고려당에서 운영해온 프랑스 베이커리 브랜드 '포숑'의 라인센스를 인수해 12개점을 운영해 오다 6개점은 철수했다. 블리스는 장 대표가 지분 70%, 롯데쇼핑이 지분 30%를 갖고 있다.

▲ 좌로부터 이부진(삼성), 장선윤(롯데), 정유경(신세계) ⓒ뉴스1

그러나 신세계측은 지분만 참여하고 있을 뿐이어서 얘기가 좀 다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선호텔베이커리 지분을 갖고 있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은 MB발언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어 더 주목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업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유경 부사장이 조선호텔 베이커리 주식을 갖고 있고 대주주인 것은 맞지만 다른 재벌가 딸들처럼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달로와요 등은 로드샵은 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조선호텔 베이커리 사업은 동네 상권에는 별 영향을 안 미친다"고 말했다.

조선호텔 베이커리의 지분은 정유경 부사장이 40%를 갖고 있으며 45%는 조선호텔이 갖고 있다.

조선호텔 베이커리는 베키아 에 누보, 데이앤데이이, 달로와요, 원컵케잌, 페이야드 등의 카페 및 베이커리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데이앤데이는 이마트 전 점포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재벌가 2~3세가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 다분히 불공정하다며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에 대해 계열사 특혜 및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호텔신라의 아티제는 삼성 계열사를 위주로 입점해 왔으며 조선호텔 베이커리의 달로와요, 데이엔데이 등의 베이커리 브랜드는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에 입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제과제빵 업계는 호텔신라가 아티제를 시장에서 철수키로 한 데 대해 지난 달 26일 환영 입장을 밝혔다.

또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앞장 서야할 일부 대기업이 제과, 떡볶이, 순대 등 서민형 업종인 외식사업 분야에 진출을 늘려 서민 자영업자 생계를 위협하고 삶의 터전을 잠식하는 등 사회 양극화 심화의 주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