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스마트폰 시장 넘어 新 '혁신 동력' 찾기 경쟁
애플·구글, 스마트폰 시장 넘어 新 '혁신 동력' 찾기 경쟁
  • 이지원
  • 승인 2018.11.2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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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애플과 갤럭시는 모바일 시대 이후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하려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18년 8월 3일, 미국 소재 상장회사 최초로 애플의 기업가치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아이폰이 처음으로 출시된 2007년 약 245억 달러였던 애플의 연 매출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상승해 2017년에는 229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주당 약 20달러였던 주가는 207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애플과 함께 지난 10년간 모바일 시대를 이끌어온 구글의 연 매출은 2007년 160억 달러에서 2017년에는 1000억 달러에 도달했으며,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전세계 모바일 OS 시장의 77.3%를 점유해 광고 및 컨텐츠로 인한 구글의 수익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이처럼 두 기업은 2008년 스마트폰 시대를 주도하며 급성장했다.

자사만의 하드웨어인 'iOS'를 중심으로 자신들이 주도하는 '폐쇄적 생태계'의 완결성을 추구하는 애플과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운영한 갤럭시는 서로 다른 전략의 모바일 OS를 중심으로 경쟁을 계속해 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들 두 기업은 모바일 시대 이후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을 시작하려 한다. 최근 진행된 두 기업의 개발자 컨퍼런스는 이를 설명해 주는 좋은 지표이다.

구글은 인공지능 등과 같은 혁신 기술을 통해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산업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 하고 있다. (사진=구글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구글, 인공지능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하다

구글은 자사의 모든 역량의 중심을 인공지능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 단위가 아닌 구글 내 모든 연구와 개발의 중심에 인공지능을 둔다는 것이다.

이에 선행 기술 개발 담당의 핵심 연구 조직을 개편하고 구글 내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해온 '제프 딘(Jeff Dean)'을 조직장으로 임명했으며, 인공지능 기반의 초지능 서비스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다양한 잠재 기술들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특히 구글이 선보인 기술들은 단순히 연구 단계에서 그치는 '데모 수준'이 아닌 2018년 내로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구현된 기술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구글이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 기술을 경쟁 기업에 비해 매우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데에는 구글의 소프트웨어 구현 역량과 독보적인 수준으로 구축된 구글의 '컴퓨팅 인프라'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술의 선행 개발 단계부터 학계의 연구기관들과 함께 진행하는 연구, 이에 자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접목해 선행 기술들을 매우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구글이 구축한 컴퓨팅 인프라는 ▲상당한 양의 컴퓨팅 리소스 ▲이에 대응할 자체 하드웨어 'TPU(Tensorflow Process Unit)' 등을 개발해 인공지능 분야의 오픈소스인 '텐서플로우(Tensorflow)' 구동에 최적화된 커퓨팅 칩을 만들 수 있었다.

구글은 이번 개발자 컨퍼러스를 통해 다양한 인공지능 기반의 기술과 서비스를 발표했으며, 그 중에서도 구글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핵심 기술을 몇 가지 정도로 추려 볼 수 있다.

▲인간과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개발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Duplex' ▲인공지능을 안드로이드의 핵심으로 해 모든 기능을 지능화, 고도화시킨 지능화 안드로이드 'Android Pie'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여 진화된 자율주행 기술과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서비스 'WAYMO' 등을 보면 알 수 있듯 구글은 혁신 기술을 통해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산업 내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 하는 것이다.

애플은 자신들의 핵심 생태계를 강화해 생태계의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애플 공식 홈페이지 캡처)

애플, 생태계 확대를 본격화하다

혁신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구글에 반해 애플은 iOS를 중심으로 한 자신들의 핵심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애플은 기술 자체보다는 기술의 '성공적 사업화'를 통한 개발자들의 참여와 이러한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사용자 확보를 생태계의 핵심 가치로 정의했다.

실제로 애플은 '앱스토어' 출시 10년 만에 약 5억 명의 사용자가 매주 앱스토어에 방문하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약 100조 원에 이르고 있다고 발표하며 애플의 생태계가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애플은 지난 10년간 확고하게 구축된 iOS 기반의 생태계를 강화하고 다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애플이 가장 강조한 것 중 하나는 iOS 기반의 모바일 생태계 강화였으며, 이를 위해 애플은 새로운 iOS 버전인 iOS12에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강조하기 보다는 스마트폰 본연의 성능과 기능 고도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 버전인 iOS11에서 문제가 됐던 속도, 전력 소모, 보안 등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자신들의 강점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통합 완결성(vertical integration)'을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애플은 사용자들의 우려 중 하나인 '개인정보 수집 문제'와 '보안 문제'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능형 추적 방지 기능(Intelligent Tracking Prevention)'와 사용자의 주소록을 DB화하는 것을 방지했다. 이들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충성 고객을 견고히하고 더욱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들을 유인해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선순환의 시작점으로 삼으려는 것이다.

또한 애플은 ▲사용자의 생활패턴을 학습해 맞춤 앱을 추천해 주는 등 진보한 기술의 'Siri 기반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 ▲자체 제작 컨텐츠를 통한 'AR 기반의 생태계 구축' ▲생태정보와 캠퍼스, 운동 기구 등과 제휴한 'Watch 기반의 생태계 구축'을 통해 자신들의 독자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하면서 새로운 기술과 기술의 사업적 성공 기반을 함께 제공하고 생태계의 영역을 점차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해 나가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LG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