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줌인] 계속되는 음식점 폐업..함께 쓰는 '공유 주방'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트렌드줌인] 계속되는 음식점 폐업..함께 쓰는 '공유 주방'이 해결해 줄 수 있을까?
  • 이지원
  • 승인 2018.12.11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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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의 자영업자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는 없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적은 인원수의 사람들이 모여 사무실을 차리고, 몇 개의 사무실이 모여 하나의 '공유 오피스'를 만든다. 교통이 훌륭한 지역에 자리잡아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로 훌륭한 교통지에서 출퇴근을 편리하게 하거나 청소와 간단한 먹거리 등까지 해결해 주기 때문에 공유 오피스는 현재 많은 스타트업에게 각광받고 있다.

그렇다면 요식업계의 자영업자를 위한 공유 오피스는 없을까? 

혼자서 음식점을 오픈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높은 임대료까지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평수를 임대하는 것은 혼자서 창업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최근 기업들은 '공유주방'이라는 개념을 활용한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공유주방의 개념과 몇 가지 사례까지 알아볼까 한다.

(사진=위쿡 공식 홈페이지 캡처)
공유주방 시스템은 합리적으로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위쿡 공식 홈페이지 캡처)

공유주방의 개념

2016년 음식점업 폐업률은 23.8%로, 서비스업이나 제조업 등 다른 사업보다 큰 폐업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유를 '준비 부족'이라고 설명하곤 한다.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는 "외식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만큼 준비가 되지 않은 자영업자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F&B 시장에서는 색다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투어 더욱 경제적으로, 합리적으로 주방을 사용할 수 있는 공유주방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공유주방은 'Co-Working Space For Food Business' 즉, '음식업 비즈니스 전용 공동 공간'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WECOOK'이 설명한 공유주방의 정의를 살펴보자면 '필요한 만큼 주방시설을 임대하는 시스템', '넓은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설비 및 시설을 공유하며 사용하는 시스템'이라 설명하고 있다. 

대략적으로는 큰 주방을 쪼개 여러 임대인과 공유하며 쓰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임대를 할 경우 조그마한 공간을 임대하면 평당 임대가가 훨씬 비싸지기 때문에 이때 공유주방의 경우에는 큰 평수를 임대 후 여러 사무실로 나누어 임대인들에게 다시 임대하기 때문에 평당 임대가가 훨씬 저렴해진다.

또한 비싼 주방기기를 사용할 수 없던 자영업자에게 공유주방은 더 넓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 주는 훌륭한 공간이다. 이밖에도 창고나 휴게실 등의 시설은 한 명의 임대인이 쓰기에는 지나치게 넓은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잉여 공간'으로 남기 쉽다. 이처럼 공유주방은 공간 낭비가 심한 시설을 공유하고, 더욱 효율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서비스인 것이다.

이처럼 공유주방은 높은 임대료로 폐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좋은 대안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국내 공유주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의 공유주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사진=배달의 민족 공식 홈페이지 캡처)
국내의 공유주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사진=배달의 민족 공식 홈페이지 캡처)

공유주방 사례

현재의 공유주방은 크게 ▲키친 인큐베이터 ▲배달 전문 공유 주방 등 2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첫 번째로 키친 인큐베이터에 관한 사례로 WECOOK을 소개한다. "혼자 먹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업 모토로 사업을 시작한 '심플프로젝트 컴퍼니'는 최근 WECOOK이라는 공유주방 서비스까지 발을 넓혔다.

WECOOK의 서비스는 단순히 장소 임대에 그치지 않고, 첫 발을 내딛는 자영업자들과 교류하며 더욱 성공적인 준비를 끝마칠 수 있는 고차원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비 창업자는 WECOOK의 '밋업' 서비스와 공유 주방을 통해 성공적인 창업을 준비할 수 있다. 개인이 사업 준비를 할 경우보다 비용 부담은 줄이고 조리 공간은 사용할 수 있게 하며, 성공적인 네트워킹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키친 인큐베이터의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자영업자들은 이같은 서비스 아래에서 메뉴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전반적으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배달 전문 공유 주방의 사례를 소개한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경우에는 역삼동과 강남에 전국 유명 맛집의 주방을 한 데 모은 '배민키친' 서비스를 오픈했다. 배민키친은 배달의민족이 유명 맛집들에게 조리공간을 제공하고, 조리가 완료되면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배민키친을 활용하는 사업자들은 각 지역의 배민키친에 셰프와 스태프를 파견한다. 이러한 배민키친을 사용하는 자영엽자들은 임차료를 부담이 적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외식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경우에는 상업용 주방 허가 기준이 있기 때문에 공유주방에 관한 체계가 훨씬 잘 정립돼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체계가 자리잡혀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소비자들에게도 낯선 이야기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F&B의 미래가 '자본 중심의 대량생산체제', '사람 중심의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을 생각한다면 공유주방은 합리적인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2019년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 보고서 중 심플프로젝트컴퍼니의 '푸드테크 트렌드, 공유주방' 섹션을 바탕으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