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궁금] 100년 동안 요지부동이었던 '건설업'...이를 뒤바꿀 '3D 프린팅 기술'의 정체
[그것이 궁금] 100년 동안 요지부동이었던 '건설업'...이를 뒤바꿀 '3D 프린팅 기술'의 정체
  • 이지원
  • 승인 2018.12.1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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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개발 이후 100년간 노동력과 콘크리트만을 중심으로 성장한 건설업, 최근 건설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콘크리트 개발 이후 100년간 노동력과 콘크리트만을 중심으로 성장한 건설업, 최근 건설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콘크리트가 개발된 이래로 건설산업은 여전히 노동력과 콘크리트만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곧 그 판도가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4차산업 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팅' 기술이 기술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지난 100년간 이어져 온 주택시공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100년 동안이나 콘크리트만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건설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친 3D 프린팅 기술의 핵심과 앞으로 현실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와 관련된 사례들이 있는지도 함께 알아볼까 한다.

3D 프린팅 기술이란?

3D 프린팅 기술은 3차원으로 설계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물의 소재가 되는 원재료를 '적층 가공' 방식으로 쌓아올려 입체화된 사물로 출력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통적인 제품 생산방식은 재료를 자르고 용접하는, 또 붙이면서 만드는 방식의 '절삭 가공' 방식이었다면 3D 프린팅 기술은 이 절삭 가공 방식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원재료 낭비를 상당부분 감소 가능한 기술이다.

3D 프린터의 개발 이후 최근까지 주로 시간과 비용의 절약을 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만드는 형태로 이용돼 왔으나 최근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프린팅 기술의 발달로 출력 가능한 제품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또한 제품의 품질 또한 상용화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D 프린팅 기술로 단순 노동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환경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D 프린팅 기술로 단순 노동 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환경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설에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된다면?

생산과정에서 상당부분 자동화로 대체된 다른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은 건설기술과 장비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동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산업으로 손꼽힌다. 그 예로 수작업이 필수적인 거푸집 시공을 비롯해 표준화되지 않은 다양한 배관 및 마감재 설치 등을 위해 건설현장은 여전히 인력 중심의 현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때 3D 프린팅 기술이 적용된다면 어떤 결과가 이뤄질까?

일반적인 주택골조 건축 과정을 3D 프린팅을 통한 단일 공정으로 압축하거나 '터파기' 등 바닥기초 작업을 제외한 창호 및 마감재 설치 등도 3D프린팅의 출력을 통해 작업이 가능함에 따라 건축 시공과정에서 노동력 투입도 최소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D프린팅 주택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건축과정에서 소요되는 건축비용, 시간, 재료, 노동력 등 건축 관련 재화 및 노동력 등의 많게는 80%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적층가공 특성상 건축폐기물의 발생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표적인 공해산업으로 알려져 있는 시멘트 산업을 대체한다면 환경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되고 있다.

3D 프린팅 건축, 해외의 사례는?

미국의 경우 3D 프린팅 기술에 있어 가장 앞서 있는 국가이며, 특히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그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스타트업 'ICON'은 비영리 NGO단체 '뉴스토리'와 함께 개발도상국 내 빈민층들의 거주공간 제공을 위해 3D프린팅 주택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프로토 타입을 공개했다.

일반적인 콘크리트 적층방식을 활용해 골조를 완성하고 창문, 전기 등은 프로토 타입으로 만들어낸 약 22.5평 규모의 이 단층 주택은 건축하는 데 단 24시간도 소요되지 않았다. 또한 내부 인테리어를 제외한 약 4000달러 수준으로 기존 주택 건축단가 대비 월등히 저렴하게 공급돼 거주환경이 열악한 엘살바도르의 빈민층에게 프로토타입과 유사한 주택 총 100채를 2019년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해외에는 이미 다양한 3D 프린팅 건설 사례가 존재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스타트업 'WINSUN'은 2002년 설립 이후 가장 다양한 3D 프린팅 주택시공 사례를 확보하며 중국의 최대 3D 프린팅 주택건설업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2014년 4대의 대형 3D 프린터를 이용해 하루만에 2층 내외의 주택 10채 시공에 성공 후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6개층 규모의 아파트형 3D 프린팅 주택 시공에서 성공한 바 있다. 특히 건축폐기물을 3D 프린팅 소재로 활용하는 특허로 보유하며 환경친화적인 3D 프린팅 주택 개발에도 그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3D 프린팅 주택, 현실화 가능성은?

수많은 해외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3D 프린팅 주택은 시제품 단계를 넘어 상용화 단계로 빠르게 진입 중에 있다. 향후 2~3년 내에는 건설 현장에서 바로 적층 가공 방식으로 출력하는 일체형 3D 주택이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택으로서의 지진이나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성 측면에서는 아직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층 이상의 아파트형 주택의 경우 보강된 구조에 대해 안전성 논란이 끓고 있지만, 이를 대비해 최근에는 로봇 기술을 활용해 철근 골조 시공 후 양방향에서 2대의 프린터가 함께 콘크리트를 분사하는 형태의 보강된 기술도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직 3D 프린팅 원천 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단기간 내 시공사례 확보는 어렵지만, 아직 세계선두권 업체와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격차를 좁혀갈 가능성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KB경영연구소 '현실로 다가온 3D프린팅 주택'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