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로다른 FTA … 총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
여야, 서로다른 FTA … 총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
  • 신민주 기자
  • 승인 2012.02.14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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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존폐 문제가 4월 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정동영 의원등이 한미FTA발효절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독소조항 수정 없는 한미 FTA 폐기'를 주장하고 나선 데 대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FTA 폐기론자들에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강하게 대립각을 세우면서부터다. 

민주당은 '노무현 FTA'에 비해 '이명박 FTA'는 개악(改惡)됐다면서 재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미 FTA는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국익과 관계없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말 바꾸기를 하고 있다는 역공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한 대표는 지난 8일 "한미 FTA는 발효 전 재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을 수정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19대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통해 폐기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한미 FTA 폐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미국 상하원 의장에게 한미 FTA 발효 정지와 전면재검토를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대해 말을 아끼던 새누리당 박 위원장이 13일 오후 당 전국위원회에서 "여당일 때는 국익을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다고 해 놓고 야당이 되자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이제는 선거에서 이기면 FTA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며 민주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한미 FTA 전선'이 선명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도 "(야당이) 한미 FTA가 그토록 필요하다고 강조하고서는 이제 와서 정권이 바뀌면 없던 일로 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정치권의 행동이나 말은 책임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발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양당 대표들의 이 같은 공방에 이어 14일에는 두 당의 원내대표들이 한미 FTA 폐기 문제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노무현 정부 때 요직을 지낸 민주통합당 수뇌부가 당시에는 한미 FTA를 추진했다가 지금은 포기하자고 하면서 당시에는 잘 모르고 했다는데, 포기하자는 것도 잘 모르고 하는 말이 아닌가"라며 "자유통상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없이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위상에 맞지 않는 무지이자 궤변을 했다"라며 "지난 노무현 정부 때의 한미 FTA와 이번 이명박 정부의 한미FTA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몰랐거나 알면서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게다가 한미 FTA 폐기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과 새누리당 영입설이 나오고 있는 'FTA 전도사' 김종훈 전 통상교섭본부장의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서의 총선 격돌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한미 FTA 존폐 문제에 둘러싼 여야 공세는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