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리뷰] '레드', 살아있음에 대한 열정...세대갈등 속 '격렬한 토론과 소통'
[연극리뷰] '레드', 살아있음에 대한 열정...세대갈등 속 '격렬한 토론과 소통'
  • 임은주
  • 승인 2019.01.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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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시컴퍼니)
'마크 로스크'역의 정보석(왼쪽), 강신일(사진=신시컴퍼니)

어두침침한  무대에 레드 캔버스가 강렬함을 내뿜으며 관객을 맞이한다. 연극 '레드'는 미술을 매개로 화가  마크 로스코와  조수 켄이 철학적 토론을 벌이며 인간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연극  '레드'는  미국 추상표현주의 대가로 알려진 화가 ‘마크 로스코’와  조수로 고용된 ‘켄’과의 대화로 구성된 2인극으로 실제 마크 로스코의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무대 위는 각종 붉은색 물감, 물감이 든 양동이, 브러시 등으로 가득하고, 축음기에서는 로스코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흐른다.  조명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강렬한 색감을 풍겨내는 레드 그림을 배경으로 '로스코'와 '켄'이  대화를 이어간다.

로스코는 "아들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해.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하는 거야"라며 피카소의 입체파를 몰아냈음을 자랑스럽게 말한다. 하지만 로스코의  추상표현주의는 새로운 물결 앤디 워홀의 '팝아트'에 의해 위기를 맞는다.

로스코는 '팝아트' 그림을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신세대로 대표되는 '켄'은  새로움을 받아 들이지 않으려는 로스코의 편협하고 닫힌 생각을 지적하며 격렬하게 충돌한다.

연극은 새로운 물결에 이전 세대처럼 자신도 밀려나야함에 대한 예술가의 고뇌와 갈등을 다룬다. 연극을 보며 탄생과 죽음, 빛과 어둠, 열정과 소멸, 구시대와 신세대, 공존과 대립, 희망과 좌절,공감과 편협 등 단어가 떠오른다.

'켄'역의 김도빈(왼쪽), 박정복(사진=신시컴퍼니)
'켄'역의 김도빈(왼쪽), 박정복(사진=신시컴퍼니)

연극 레드는 한마디로 ' 살아있음에 대한 열정'으로 말할 수 있다. 

연극 말미에 떠나는 켄이 "레드"라고 소리치며 떠나는 것을 보면 켄은 열정을 갈구하는 세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토니상 최다 수상작이자 전 세계 관객과 언론의 뜨거운 찬사를 받은 연극 '레드'가 돌아왔다.

이 연극은  1958년 뉴욕 시그램 빌딩의 고급 레스토랑에 걸릴 벽화를 의뢰받은 로스코가 40여 점의 작품을 완성했다가 돌연 계약을 파기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2010년 제 64회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등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 이후 네 차례 무대에 오르며 95%가 넘는 객석 점유율을 기록한 스테디셀러이다.

이번 시즌에서는 배우 강신일과 정보석이 마크 로스코 역을, 배우 김도빈과 박정복이 켄 역을 맡는다.  1월 6일부터 2월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