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민간어린이집, '집단 휴원' 돌입
전국 민간어린이집, '집단 휴원' 돌입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2.02.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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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민간 어린이집이 27일 집단 휴원에 들어갔다.

집단 휴원을 이끄는 한국어린이집연합회 민간분과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7일부터 3월2일까지 집단 휴원을 시행하고 보육교직원 8시간 근무제 도입, 처우개선 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2009년 정부가 발표한 만 5세 아이의 표준교육비는 28만4000원인데 올해 정부의 무상보육료 지원액은 표준보육비의 70% 수준에 불과한 20만원"이라며 정부의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서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모씨는 "어린이집은 정부 지원비 20만원 외에 체험학습비, 미술재료비 등 아이들의 추가 활동비 명목으로 따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받는다"며 "그런 추가 활동비 내역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대표적인 육아까페로 160만명 회원이 가입된 '맘스홀릭베이비'에서 한 어린이집 원장은 "민간 어린이집은 교육비 이외에 추가 활동비 등 기타 잡부금을 걷지 않고는 운영할 수 없어 수년간 정부에 건의했지만 관철되지 않았다"며 "이번 휴원은 보육료 인상에 관한 시위가 아니라 보육료 현실화를 위한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의 한 어린이집 교사인 30대 장모씨(여)는 "현재 아이들 교육현장이 매우 열악하다"며 "오전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아이들 수업과 밥 챙기고 낮잠 재우면 하루종일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보육교사들의 처우개선을 주장했다.

포항에 거주하며 8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 엄마는 "어린이집이 다른 직장에 비해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어린이집은 유치원과 비교하면 거의 50%도 안되는 금액을 지원받고 있으니 이번 휴원을 이해한다"고 동조했다.

그러나 맞벌이 가정은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김모씨(33ㆍ여)는 "일을 하고 있어 두 아이를 한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며 "휴원 소식을 듣고 선생님에게 연락하니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아이들을 할머니에게 맡기라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워킹맘은 아니지만 갑작스러운 어린이집 휴원 소식에 반대를 하는 사람도 많다.

대전 서구 월평동에서 3세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엄마는 "초중등 교사들이 국가에서 받는 월급과 복지 처우에 대한 문제로 휴교하지는 않는다"며 "교육자라면 아이를 볼모로 하는 휴원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