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vegan)의 발견] 명품 브랜드도 동참하는 '비건 패션(Vegan Fashion)'... 대체 뭐길래?
[비건(vegan)의 발견] 명품 브랜드도 동참하는 '비건 패션(Vegan Fashion)'... 대체 뭐길래?
  • 이지원
  • 승인 2019.02.0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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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모피 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가하며 '비건 패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고 있다.

단 한 벌의 모피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적게는 50마리, 많게는 200마리의 밍크가 필요하다. 밍크뿐만 아니라 여우와 친칠라 등, 단지 모피를 위해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은 매년 10억 마리 정도로 추정된다.

태어날 때부터 좁은 케이지 안에서 살게 되는 이 동물들은 질병에 감염이 되더라도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는가 하면 영양 실조 현상을 겪거나 모피 사이즈를 위해 의도적으로 영양분을 과다하게 섭취당하기도 한다.

이들의 생은 죽임을 당할 때까지도 잔혹하다. 모피를 생산하는 과정은 차마 눈을 뜨고 지켜볼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다. 윤기 나는 품질의 모피를 생산하기 위해 산 채로 가죽을 벗기는데, 이마저도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천천히 살가죽을 벗긴다.

이처럼 모피의 비인도적인 모습에 소비자들도 관심을 갖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동물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소비자들이 생기며, 최근에는 '비건 패션(Vegan Fash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탈 모피 운동에 대한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본래 '비건(Vegan)'이란 채식주의 중에서도 유제품과 달걀까지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이 단어에서 파생된 비건 패션이라는 말은 생산과정에서 동물 학대를 수반하는 동물 가죽이나 털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옷이나 가방 등을 의미한다. 

단순히 먹는 비건에서 그치지 않고, 이제는 패션에서도 비건이 적용된 것이다.

비건 패션은 가죽, 모피, 울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크루얼티프리'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옷을 뜻한다.

비건 패션(Vegan Fashion)

비건 패션은 가죽, 모피, 울 등의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동물 학대 없는)' 원재료를 이용해 만든 옷을 뜻한다.

최근 동물들도 인간처럼 고통과 감정을 느낄 수 있으며,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며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들은 의복을 만드는 과정에서 살아 있는 동물의 털을 뽑거나 산 채로 가죽을 벗겨내는 등 학대를 가하는 것을 지양하며, 동물성 소재의 소재를 피하고 있다.

비건 패션을 지향하는 이들은 식물성 천연섬유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찾으며, 모피 패션에 주로 사용되는 밍크와 토끼, 여우털을 대체해 '폴리에스테르', '아크릴'이 소재로 사용된 옷을 입기도 한다.

명품 브랜드에게까지 미친 비건 패션의 바람

그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모피의 아름다운 모습만을 내세우던 명품 브랜드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0월, 명품 브랜드 구찌가 '모피 제품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구찌에 이어 캘빈 클라인, 보스, 샤넬, 버버리, 지미추, 톰포드 등의 내로라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투어 모피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는 '퍼 프리(Fur Free)'를 선언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모피 제품으로 유명세를 탔던 '베르사체'까지 퍼 프리를 선언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일부 모피 애호가들의 사랑까지 외면하며 퍼 프리를 선언한 브랜드들은 진짜 모피와 헷갈릴 정도로 비슷한 가짜 모피를 계발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하고 유해성이 없는 소재를 계발해 환경과 동물권은 보호하며 소비자들의 사랑도 놓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4대 패션쇼로 손꼽히는 '런던 패션 위크'는 지난 2018년 9월 열린 패션쇼를 시작으로 모피로 만든 모든 옷들을 런웨이에서 퇴출시켰다. "윤리적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의 소비자들은 피 묻은 동물의 가죽을 입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다가오는 2019년 2월에는 최초로 '비건 패션 위크'도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인 인간의 삶과 동물의 권리, 환경 존중 등의 문제점을 알리고 트렌드와 스타일에 사로잡히지 않은 '윤리적 패션'을 위한 이번 패션 위크로 비건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