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기업을 위한 Tip] 1인 창업에서 미국 수출까지, 화장품 스타트업 '비케이로웰' 김보경 대표 (인터뷰)
[1인기업을 위한 Tip] 1인 창업에서 미국 수출까지, 화장품 스타트업 '비케이로웰' 김보경 대표 (인터뷰)
  • 최창희 interviewer
  • 승인 2019.02.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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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도 안 챙기는 내 미모, 이젠 남치니가 챙겨 준다

유쾌한 컨셉으로 등장한 마스크팩에는 '국보급 미모', '섹시도발', '꿀피부' 등 팩을 하며 한 번쯤 피식하고 웃을 법한 문구로 가득하다. 

일명 '남치니 마스크팩'을 제조 및 판매하는 화장품 스타트업 '비케이로웰'의 김보경 대표는 2015년 말, 1인 창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직원 3명을 두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의 회사에도 불구하고 파급력은 놀랍기만 하다. 2016년 5월, 남치니 마스크팩 8종을 런칭한 후 현재 ▲두타면세점 ▲신라 인터넷면세점 ▲아트박스 ▲이랜드 버터 ▲삐에로쇼핑 등 국내 주요 유통채널 100여 곳에 입점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2017년에는 미국 대형 유통사인 '티제이엑스(TJX)'와도 계약을 체결해, 일본, 대만, 홍콩, 멕시코 등지에도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1인 창업으로 시작해 어떻게 지금까지 성장해 온 것인지, 김보경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Q. 처음에 창업은 어떻게 하게 되신 건지?

제가 마흔 살이 되는 시점에 뭔가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을 느꼈어요. 직장에서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세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들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느낌도 들고요. 당시 조직 안에서 대표님이 추구하는 방향과 제가 가고 싶은 방향이 달라서 갈등도 있었거든요. 이제는 더 늦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 싶었어요. 당시에 기회도 왔었고요.

Q. 마스크팩을 창업 아이템으로 잡았는데, 그 이유가 있었는지?

제가 16년간 크리니크, 비오템, 베네피트 같은 외국계 화장품 기업에서 일을 했어요. 면세사업부에서 일을 했는데, 면세점이 단위 면적 대비 매출이 어마어마해요. 제가 마지막에 있던 회사에서는 매장 한 군데당 월 매출이 500만불(한화 약 50억)씩 나왔으니까요.

면세점에 있으니까 한국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것도 느껴지더라고요. 국내에서 태동해전 세계로 나가는 국산 화장품들을 보면서 저도 꿈꾸게 됐죠. 제가 창업할 2015년쯤에는 우리나라 팩이 인기를 얻고 있었어요. 그 당시는 이미 국산 화장품 제조 기술은 상향 평준화된 상황이었고, 명확한 컨셉과 스토리가 담긴 제품이라면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Q. 제품의 컨셉은 어떻게 잡았는지?

네, 약 1만 5000개 정도 되는 화장품 시장에서 일반적인 다른 팩처럼 만들어봤자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거라 여겼어요. 눈에 확실하게 띄는 요소가 '펀(fun)' 요소일 거라 생각했어요. 2015년에 반팔이라는 디자인회사에서 만든 남치니 캐릭터를 보고,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위트와 유머러스함을 화장품에 담으면 좋겠다 싶었죠.

제가 다녔던 회사 중에 가장 좋은 에너지를 받은 곳이 베네피트였어요.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만 앞세우는 게 아니라 제품 안에 웃음이 있었거든요. 한국에는 왜 이런 제품이 없지? 싶었고 제가 그런 화장품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어요.

반팔이랑 콜라보를 하면서, 독점적으로 화장품 라이센스를 가져와서 만들었죠. 아이들과도 같이 사용하고, 잠시나마 힐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팩이었으면 했어요. 이렇게 만들면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서 sns에도 올려주고, 자연스럽게 홍보가 될 거라는 생각도 했고요.

Q. 코스맥스 같은 큰 제조업체에 제조 의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지?

저희와 같은 규모의 회사가 코스맥스와 같은 큰 제조업체와 거래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죠. 그래서 정동산업이라는 제조공장과의 협업을 통해 가능하게 만들었어요.

1인 기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 제품 생산까지 모두 협업을 통해서 진행했죠. 제품 기획은 반팔과 함께 하고, 제조는 코스맥스에 의뢰하고, 정동산업에서 제조 판매를 했고요. 협업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각각 업체의 전문성이 확보되니까 제품 퀄리티는 최고로 만들 수 있었어요. 각각의 업체가 갖고 있는 유통망도 확보할 수 있었고요.

Q. 제조를 직접 하려면 자본금이 필요할 것 같은데, 창업 자금은 얼마 정도였는지?

첫 자금은 3000만 원으로 시작했어요. 2016년 5월에 마스크팩 8종을 각각 3만 5000장씩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총 28만 장을 한 번에 만들었죠. 생산 원가는 3000만 원보다는 더 들었고요. 그런데 다행히 제조공장에서 여유 있게 대금을 지급할 수 있게 기다려 줬어요.

Q. 제품이 처음 나왔을 때 유통 채널 확보는 어떤 식으로 했는지?

처음에는 협업했던 업체들이 가진 유통망을 좀 확보할 수 있었고요. 일부 면세점은 제가 영업을 통해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다행히 그런 라인이 있어서 입점을 시켰지만, 정말 발로 많이 뛰어다녔어요.

제품 처음 나오고 생존 전략이 '오프라인에 무조건 많이 깔자'였거든요. 눈에 밟히면 이 브랜드가 뭔지는 인식하겠지 하는 마음이었죠. 제안서 만들어서 업체마다 메일 보내고, 어떻게든 바이어 전화번호 알아내서 미팅 약속 잡고, 밴더사들하고 협조해서 들어가기도 하고요. 제품이 재밌으니까 홈페이지를 보고 연락 온 업체들도 제법 있었어요.

Q. 1인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말라" 이 얘기를 드리고 싶고, 또 커뮤니티 활동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는 커뮤니티 활동을 한번도 안 해 봤어요. 그런데 마흔 넘어서 마스크팩 출시된 후, 처음으로 1인기업가 포럼에 참석했어요. 포럼에서 정말 다양한 분들을 만났죠. 사진작가, 사이트 만드는 분, 유통하시는 분, 그분들과 협업도 진행하게 되고 그분들의 응원에 용기도 많이 얻었어요.

제가 그 커뮤니티에 발을 처음 내딛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진 에너지를 어떻게 모을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었고, 그다음 스텝은 자동으로 따라왔죠. 지금은 남치니서포터즈를 만들어서 자문단처럼 모시고 의견을 구하는 상황이에요. 점점 혼자서는 절대 해낼 수 없다는 걸 많이 느껴요.

 

*데일리팝은 온라인 마케팅 커뮤니티 '아이보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습니다.
이 글은 최창희 interviewer의 김보경 씨 인터뷰 중 일부 입니다.  
전문 보기: 
https://www.i-boss.co.kr/ab-698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