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900조 넘어 '부실 심각"
가계 부채 900조 넘어 '부실 심각"
  • 최창일 기자
  • 승인 2012.03.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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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지난해말 기준으로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때보다 부실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4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가계부실지수로 본 가계부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부실지수는 0.77로 전 분기 때 1.76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평균은 1.22로  2003년 카드사태 당시 평균인 0.94보다 높았다.

가계부실지수는 LG연구원이 소득여건(실업률), 지급여력(가계 흑자율), 이자부담수준(이자상환비율),  원금상환능력(부채자산비율) 등 4가지 지표를 사용해 산출한 가계부실 가능성 지표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2000년대 중반 저금리 때보다 낮지만 가계 이자상환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계부채 누적으로 원금규모가 계속 커진데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 흑자율이 지난해 4분기에 이례적으로 급등했는데 이는 소득 증가보다 지출 감소 영향이 컸다.

실제 작년 4분기 가계 흑자율은 25.8%(도시가구 기준)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실질소득이 3.8%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은 1.1% 감소했다.

소득이 늘었지만 지출이 감소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맨 셈이다. 그러나 가계 흑자율은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가계부실 위험이 높아진 것은 고금리 제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 이자상환비율, 부채자산비율 등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며 "가계자산 중 주식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 원금상환 능력도 불안정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인 자산 중 주식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부채자산비율이 악화됐고 이는 다시 가계부실지수 급등의 주원인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