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직장인 금융 Tip] 현혹되기 쉬운 '무이자 대출'의 굴레,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초보직장인 금융 Tip] 현혹되기 쉬운 '무이자 대출'의 굴레,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 이지원
  • 승인 2019.03.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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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자 대출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일간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다는 대출업체 광고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도 몇 백 정도야 한 달 후 월급을 받아 갚으면 된다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30일간 무이자 대출'을 받고 30일 안에 제 때 갚은 사람들은 이용 고객 중 6.2%에 불과했다. 나머지 93.8%는 연 20%가 넘는 이자를 물어야 했다. 

30일 무이자는 고금리 대출 상품의 미끼였다. 많은 사람들이 소액이라서 한 달 안에 충분히 갚을 것이라고 과신하기 때문이다. 잠깐 지나가는 대출 광고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어느 순간 잘못된 대출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이끈다. 특히 대출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더 쉽게 유혹에 빠져든다.

신용 회복의 어려움

대출은 현재의 소비를 위해 미래의 소득을 앞당겨 쓰는 금융 행동으로 전 생애에 걸친 합리적인 자원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다만,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거나 무분별하게 대출을 받는 것은 채무불이행자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난 2017년 9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회의에서 발표한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 현황을 살펴보면 6월말 기준 채무불이행자는 104만 1000명으로, 전체 가계 대출자의 5.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은행이 채무불이행자들을 자료를 분석해 이들이 신용을 회복하기 까지 걸린 시간을 살펴봤을 때 ▲채무불이행 발생 1년 이내에는 29.5% ▲1~2년은 10.6% ▲2~3년은 7.5% ▲3년 이상은 1.1%로 조사돼 채무불이행이 발생하고 3년이 경과하면 신용회복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금융업권별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률은 ▲저축은행(35.6%) ▲신용카드(36.8%) ▲대부업(37.9%) ▲할부·리스(39.8%)가 은행(43.8%)과 상호금융(57.7%)보다 낮게 나타났다. 대출유형별로는 담보대출 보유자의 신용회복률은 77.1%로 높은 반면 신용대출 보유자는 42.1%에 불과했다. 즉, 제 2·3 금융권에서 신용대출을 받고 제대로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에 빠질 경우 신용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대출받기 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들

금융위원회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손쉬운 대출과 과잉 대출을 유도하는 관행을 개선하고자 지난 2017년 9월 '대부업 광고 및 대출모집인 주요 규제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규제안을 살펴보면, 대부업 광고의 경우 ▲'누구나 쉽게' 등 쉬운 대출을 유도하는 문구 사용 금지 ▲광고총량 자율감축 ▲대출 모집인에 대해 대출 모집인 이력 공개 확대 ▲대출 모집 수수료율 공시 및 설명 의무화 ▲고금리 대출 갈아타기 권유 금지 등을 포함시켰다. 

정부의 대책과 더불어 금융소비자들도 불합리한 대출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출받기 전 다음 4가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대부업체를 통한 대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대출받기 전 금융소비자들이 생각해 봐야 할 네 가지 사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융소비자들은 대출받기 전 4가지 사항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① 대출이 꼭 필요한지 일주일 이상 고민해 보자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과 David Laibson의 연구에 따르면, 감정 기능을 담당하는 두뇌는 감정적인 것을 발견하면 이를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한다. 이처럼 우리의 두뇌는 금융회사의 판촉광고에도 쉽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에 낮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나중에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대출 상품의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 불합리함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낮은 이자율에 끌려 대출받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따라서 빨리 대출을 받아야 할 것 같은 감정에 이끌려 서둘러 결정하지 말고, 감정이 누그러질 때까지 최소 일주일 이상 고민해 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

② 정부지원 대출 상품을 가장 먼저 알아보자

평소 대출 광고나 모집인의 대출 권유를 접한다면 무조건 결정하지 말고 본인의 신용등급을 알아본 다음 저금리 정부지원 대출 상품을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함께 만드는 건강한 가계 경제사이트(http://www.financehelp.or.kr)'에 들어가면 목적별 대출지원 프로그램과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다. 

아울러 신용등급 확인과 가계 건전성도 간단하게 진단해 볼 수 있다.

③ 금융권별로, 금융회사별로 대출금리를 비교하자

정부지원 대출 상품을 이용하기 어렵다면 어느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는 것이 더 유리할지 반드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제공하는 '금융상품 한눈에(http://finlife.fss.or.kr)' 사이트에 들어가면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개인신용대출 ▲중금리 신용대출 등 대출 유형에 따라 금융회사별, 신용등급별로 대출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평소에 주로 거래하던 은행이라면 우대 금리를 적용해 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확인하지 말고 지점을 직접 방문해 확인해보자.

④ 상환 능력보다 적게 대출받자

대출을 받을 때는 수입과 지출을 고려해 이자와 원금 상환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지출을 줄이면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고 생각해 무리하게 대출 받는 경우가 많지만, 상환 능력을 과신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다면 가계 살림에 크게 부담을 주어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뿐만 아니라 연체 발생 시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되기 쉽다. 만약 금융채무불이행자가 된다면 금융회사와 거래가 어려워지는 등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는 상환 능력 수준 보다 적게 대출 받을 필요가 있다. 스스로 상환 능력을 과신할 수 있고, 과신하지 않더라도 살다보면 계획하지 않았던 지출이 발생하거나 소득이 갑자기 줄어드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보다는 적게 대출받도록 해야 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도움말=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