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여행] 혜화 대학로, 연극 고르는 팁부터 스팟 추천까지
[나홀로 여행] 혜화 대학로, 연극 고르는 팁부터 스팟 추천까지
  • 권소미
  • 승인 2019.03.13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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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혜화 나들이 떠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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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연극하면 생각나는 곳은 어딜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말할 것이다.

바로 ‘혜화’, 대학로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대학로가 흔히 ‘연극의 거리’ 또는 ‘공연 예술의 거리’라고 불리는 건 연극을 기반으로 하여 발전된 지역임이 반영된 결과다. 일반적으로 대학로라 하면 혜화동 로터리에서부터 이화동 사거리까지 길게 뻗은 직선도로에 자리한 좌우 거리를 일컫는데, 현재 대학로에는 수많은 연극인들이 둥지를 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소극장들이 밀집되어있다.

대학로는 무대와 객석이 매우 가까운 소극장만의 매력으로 관객들의 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금의 공연예술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됐다. 

귀동냥으로 익숙하게 들어오던 곳이라 그런지 늘 궁금했던 곳이었다. 어떤 매력이 있기에 수많은 연극과 공연이 선보여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직접 느껴보기로 결심했고 삼주에 걸쳐 주말마다 대학로로 향했다. 그 기간 동안 가장 많이 그리고 크게 와 닿은 건 공연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극을 ‘보는 맛’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와 더불어 내가 반한 또 다른 이유는 반할 수밖에는 없는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수많은 연극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고? 


대학로를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보인 연령층은 단연 20대였다. 약간의 상기된 표정과 맞잡은 손이 예뻤던 많은 커플들, 웃음과 수다가 들떠 보였던 친구들. 선후배로 보이는 소규모 단체.

그렇지만 의외로 직장을 마치고 오신 걸로 보이는 분들도 많았다. 종종 중년의 부부와 각종 모임으로 오신 아주머니들까지. 그런데 세대를 불문하고 심상치 않게 들려오는 소리들이 있었다. “연극이 너무 많으니까 고르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는 말이었다.

이곳에는 정말 많은 연극들이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지만 그만큼 선택의 어려움 또한 크다.

어떤 연극을 딱 짚어서 추천하기엔 내가 모든 연극을 본 것도 아닐뿐더러 내 취향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기에, 원하는 연극을 찾을 수 있도록 몇 가지 선택요령을 적어보려 한다.


(1) 할인권, 초대권을 남발하는 연극은 대게 재미위주이거나 신통치 않다. 
 -명품이 함부로 세일하지 않듯이 제대로 만든 자존심 있는 연극은 함부로 자신들의 표를 남발하지 않는다. 

(2) 자신의 기억에 남는 연극은 그 연출자, 극단, 작가 등의 이름을 메모해두거나 기억해두면 좋다. 
  -반드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영화도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처럼, 연극은 연출자의 이름을 보고 작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안정성이 높다.

(3) 신문이나 잡지 등에 게재되는 평이나 연극기사를 눈여겨본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연극 평의 경우, 시기가 맞게 실리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방송이나 미디어매체 역시 유명한 배우 출신의 연기자에게 초점이 맞춰지기 쉽다. (하지만 연기자를 보고 연극을 택하는 방법도 나쁘진 않다.)

또한 매스컴의 연극에 관한 평과 광고를 구별하기 힘들다. 이 점은 관객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만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극은 눈여겨볼 만하다. 

(4) 초청극이라고 해서 무조건 선호하는 자세는 금물! 
 -대부분 서울에서 관심을 모으는 극을 가져오긴 하지만 상업성에 치우치는 경우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초청극과 지방연극과의 선입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작품을 비교해보면 좋다. 

 

날 좋은 날, 여긴 꼭이야!

-이회벽화마을
추억 만들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바로 사진! 연극예매를 먼저 해두고 서둘러 찾아간 곳은 이회벽화마을이다. 도착했다는 실감이 난 건 바로 연신 들려오는 셔터소리.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골목마다 수놓아진 그림들은 내 눈을 행복하게 해주기 충분했고 ‘찍는 맛’이 무언인지 충분히 실감케 해주었다.   

-토담쓰담 흑백 사진관
요즘 가장 ‘힙’한 감성하면 ‘레트로’감성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빈티지 무드를 물씬 풍겨내는 요소로 ‘흑백사진’을 빼놓을 수 없다. 연극 또한 아날로그 하면서도 레트로 적인 면이 강한 예술인만큼 그 날의 테마를 ‘응답하라 시리즈’로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다. 하루쯤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무드에 취해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흑백사진은 특별한 추억을 SNS에 남기기도 안성맞춤이다.

 

무드 있는 밤 산책에 제격!

내게 혜화의 매력을 가미 시켜준 건 바로 낙산공원이다. 서울은 아직까지 내게 있어서 많은 번화가들, 다시 말해 도시의 이미지가 강한 곳이었고 대학로도 그래서인지 다소 북적인다는 느낌이 강했다.

사람이 많은 만큼 활기가 넘치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도 좋지만 원래부터 소소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는 낙산공원의 소박하고 정돈된 느낌이 아름다웠다.

특히 이곳의 가장 큰 아름다움은 저녁이 되면 확연해진다. 언덕을 오르고 성곽 길을 따라 걸으며 야경을 볼 수 있는데, 서울에서도 남산과 함께 손꼽히는 야경 명소다.

밤새도록 꺼지지 않는 도심의 불빛과 공원을 둘러싼 성곽이 상반되는 조화를 이루며 감탄섞인 탄식을 자아낸다. 거기다 초저녁의 시원한 바람과 해가 지고 있는 어슴푸레한 하늘은 분위기를 한층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준다.

분위기에 취해 내려다보는 성곽을 감싼 조명 아래의 서울 시내는 시원하고 멋지다. 사색에 빠지게 하기에도 충분함은 물론, 함께하는 이가 있다면 대화를 멋지게 장식해주기에도 더할 나위없다. 그 날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가장 알맞은 장소가 되어 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

(데일리팝=권소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