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형 예능'은 일상+감정대리 트렌드 결정체 [TV로 보는 싱글라이프]
'관찰형 예능'은 일상+감정대리 트렌드 결정체 [TV로 보는 싱글라이프]
  • 변은영
  • 승인 2019.04.02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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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 혼자 산다

 

최근 방송가에는 '관찰형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의 소탈한 모습은 보통의 존재에 눈돌린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고 감정대리인이 필요한 이들을 위해 패널들은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대신 표현해준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싱글라이프에 대한 진솔한 모습, 삶의 노하우 등과 함께 화려한 스타들의 소탈한 모습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렇게 평범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에 반응하는 모습은 신조어 '노멀크러시'와 연관지을 수 있다.

Normal(보통의)+Crush(반하다)의 합성어 '노멀크러시'는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에 질린 20대가 보통의 존재에 눈을 돌리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2018 밀레니얼 세대 행복 가치관 탐구 보고서에 따르면 2030세대에게 '성공적인 미래보다 현재의 일상과 여유에 더 집중하느냐'고 물었던 조사에서 약 44%가 '그렇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회가 정한 기준보다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소소한 일상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는다. 자연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인 놈코어(normcore), 잔잔한 소리를 들으며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인 ASMR 등의 유행도 노멀크러시를 추구하는 현상 중 하나이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일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참견을 하겠노라 나선 프로그램도 있다.

매니저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공개되는 스타들의 리얼 일상을 보여주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은 패널들이 덧붙이는 감상과 해석이 재미를 더한다.

패널들은 출연진들의 영상을 함께 시청하면서 시청자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대신해 표현하는데 이러한 패널들의 관여는 '감정대리인'을 찾는 현대인들의 니즈와 부합한다. 

감정을 대리해주는 사람이나 상품·서비스를 뜻하는 '감정대리인'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소통과 관계 맺기를 힘들어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감정을 감당하기에는 바쁘고 힘들어서, 혹은 감정 표현이 서툴거나 원하지 않는 감정을 피하기 위해 감정대리인을 내세운다.

감정대리인의 대표적인 예는 메신저에서 자주 활용되는 이모티콘이다. 카카오톡에서는 매월 약 20억 건, 페이스북 메신저에서는 하루에만 약 50억 개의 이모티콘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모티콘 뒤에 숨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감정대리인은 관련 서비스와 상품이 등장하는 등 비즈니스로도 발전 중이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감정 큐레이션'으로 이는 '봄바람이 좋은 날', '술 한잔 하고픈 날' 같이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분과 상황에 맞춰주는 추천 서비스를 말한다. 

(데일리팝=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