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500% 보너스…'돈 잔치' 벌일 듯
외환銀, 500% 보너스…'돈 잔치' 벌일 듯
  • 최창일 기자
  • 승인 2012.03.1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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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가 7%를 돌파하며 서민들의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외환은행 등 은행권은 사상 최대 보너스를 예고하며 '돈잔치'를  할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M&A에 따른 ‘위로금’ 명목의 보너스를 기본급의 500%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500% 보너스는 지난 17일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합의된 사항이다. 당시 양측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합의문에만 명시하고 공개하지는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사측과는 이미 지난 합의문 작성 과정에서 기본급 500% 지급에 합의한 사항"이라며 "지급 시기와 방법 등을 검토 중일 뿐, 일각에서 말하는 400%가 아닌 500% 합의안에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연봉으로 알려진 외환은행 직원들은 이로 인해 직원 1인당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000만원 이상의 보너스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인수할 당시 보너스는 기본급의 300% 수준이었고, 외환은행의 경우 5년간 독립경영 체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번에 외환은행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보너스 수준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외환은행 고위 관계자는 외환은행 고위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M&A 직후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보너스 지급을 관행처럼 해왔다"며 "특히, 외환 노조의 경우 1년 넘게 투쟁해오면서 사기가 많이 떨어져있기에 이번 보너스는 합의문대로 집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순익 호조에 따른 보상과 외환은행과의 인수합병 성공 '축하금' 명목으로 기본급의 200% 수준의 성과급이 추가로 지급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이미 100% 성과급을 지급해서, 성과급 전체 규모는 300%에 달한다.

하나은행의 이번 성과급은 그룹 이익목표를 초과 달성할 경우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과 M&A에 따른 보너스의 일부분이 포함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시중 은행들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월 급여의 150% 성과급과 피복비를 지급했고, 신한은행도 지난해 순이익 2조1184억원을 기록하며 PS명목으로 200~250%를 3월 중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1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 평균 6.07%였던 신규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사이 1%포인트 넘게 오르며 올해 1월 7.23%로 급등했다.

반면 은행 수신의 양대 기반인 정기예금(1년 만기)과 은행채 금리는 올해 들어 각각 0.05%포인트 떨어졌다. 예금금리는 낮춰 돈은 더 싸게 조달하면서 대출금리만 높인 것이다.

아울러 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양도서예금증서(CD)금리는 지난해 12월 3.55%에서 올해 초 잠깐 3.56%까지 올랐다가 3.52%까지 떨어진 뒤 최근 3.54% 안팎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신용대출 금리가 가장 높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11월로 연 8.06%에 달했다. 이후 한은의 통화 확장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연 5~6%대를 유지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은행이 몇 개로 독과점화된 데다 정책당국이 은행 건전성 강화에만 몰두하다 보니 은행의 과도한 이익추구를 방관하고 있다"며 "지나치게 높은 대출금리를 받는지 한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대출금리 공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에 따르면 2009년 2.68%포인트였던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은 2010년 2.85%포인트로 오르더니 지난해는 2.96%포인트까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