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로 이슈를 덮는다"...가라앉은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가라앉은 '버닝썬·김학의·장자연 사건'
  • 임은주
  • 승인 2019.04.1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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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채팅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로이킴이 4월 1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단체 채팅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로이킴이 4월 10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는 로버트 할리와 황하나, 카톡방에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로이킴 등이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승리 버닝썬 사건'과 '장자연', '김학의 사건' 등의 이슈는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는 연예인들의 개인 신상털기에 포커스가 맞춰지며 연예인 게이트로 흘러가는 형국이다. 관련 연예인들의 리스트가 날마다 한 명씩 공개되며 새로운 이슈로 세간에 등장해 여론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물론 이들의 불법 행위는 법으로 마땅히 다스려져야 한다.

하지만 이들로 인해 버닝썬 사태의 본질 또한 흐려져선 안 된다. 이 사건의 핵심은 경찰 유착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마약 유통,성매매 알선, 횡령, 탈세 등의 불법 정황의 중심엔 공권력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윤모 총경의 유착 의혹 등 경찰 유착의 고리가 정확하게 밝혀져야 한다.

바른 모범생 이미지로 음란물 유포 혐의를 받는 로이킴은 그를 응원하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는 귀국 하루만에 경찰에 출두해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연일 마약 투약 혐의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관련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는 마약을 함께 한 연예인으로 지목 받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 씨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마약을 하지도 않았으며 황씨의 투약 사실 조차 몰랐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또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되자 큰 파문을 일으키며 연일 화제 1순위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버닝썬 수사의 느린 속도를 지적하며 경찰의 하씨에 대한 빠른 수사 진행속도를 꼬집기도 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방송인 로버트 할리(61·본명 하일)가 구속영장 기각으로 체포 이틀 만에 풀려났다.(사진=뉴시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방송인 로버트 할리(61·본명 하일)가 구속영장 기각으로 체포 이틀 만에 풀려났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김학의 사건'과 '장자연 사건', '버닝썬 사건'을 검경의 명운을 걸고 진상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들 사건에 대한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국민들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닝썬 게이트,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특권층과 공권력의 비정상적 유착, 그리고 성폭력이라는 키워드로 핵심이 모아진다. 세 사건 모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 세 사건 모두 국민의 지속적 관심이 없으면 해결되지 못한다는 또 하나의 큰 공통점도 있다. 연예인·유명인들의 불법 행위에 빼앗긴 우리의 시선을 다시 이들 사건이 묻혀지지 않도록 적극적 관심이 요구된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 고 장자연 사건의 공개 증인으로 용기를 내 나선 배우 윤지오가 말했다. 버닝썬 게이트로 관심을 모으지 못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낸 말로 풀이된다. 현재의 상황에 되집어 봐야할 말이 아닐까.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