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 인터뷰] '할리우드 신예' 영화 편집자 류현수
[덕업일치 인터뷰] '할리우드 신예' 영화 편집자 류현수
  • 정단비
  • 승인 2019.04.1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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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다큐멘터리 'The Kids Table', 맨하탄 필름 페스티벌 입선 기념 인터뷰
영화 편집자 류현수
영화 편집자 류현수

학교 끝나고 하루 종일 영화를 보고 보고 또 봤다는 영화 편집자 류현수씨. 그는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를 이루었다.

7살 때 처음으로 해리포터를 영화관에서 접하고 '나도 영화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를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신예 영화 편집자의 위치까지 이끌었다.

류씨는 "당시 부모님이 영화 DVD를 많이 사주셔서, 이 영화 저 영화를 수 없이 봤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편집자로서 아주 중요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 수없이 영화를 반복하면서 스토리에 대한 리듬감과 감각을 그때부터 키워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장편 다큐 작품 'The Kids Table'은 '맨하탄 필름 페스티벌'에서 입선해 4월 24일부터 12일간 뉴욕, 맨하탄 Cinema Village 극장에서 상영될 계획이다.


Q. 영화를 전공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학생때부터 혼자 카메라로 이런 저런 영상을 만드는걸 좋아했다. 학생때에는 일하던 봉사단체나 학교 이벤트 홍보 목적으로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전공을 고민할 때, 영화 만드는걸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었다. 운 좋게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영화 학교에 합격하여, 세계 최고의 영화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편집자가 되게 된 계기는 아마 영화가 완성되는 그 과정을 보는 즐거움인 것 같다. 편집은 영화의 마지막 관문으로서, 영화에 완성에 있어서 에디터한테 주어지는 책임감과 권력은 무지막지하다. 편집 과정과 점점 영화를 완성하면서 느껴지는 성취감이 나를 편집에 사로잡히게 했다. 


Q. 영화 편집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5년전 LA에 처음 와서 미술, 사운드, 촬영, 연출, 각본, 편집 등 영화에 관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뭐든 지 다 했다. 그저 영화에 관한 열정만 있었지, 아직 나의 재능을 몰랐기에 뭐든지 일단 배우고 도전했다.

그러다가 내 첫 단편작을 만들면서 처음 편집에 도전하게 됐다. 너무 공들여 찍은 첫 작품이라서, 다른 편집자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는게 심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첫 작품을 편집하면서 편집 과정에 마법을 느꼈다고 할까. 영화가 하나의 퍼즐처럼 조금씩 조금씩 완성되는 과정을 보는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그 이후 두번째 작품, 세번째 작품도 직접 편집을 맡았고, 세번째 작품 이후에는 '편집자'서 할리우드에서 어느 정도 명성이 생겨 다른 감독의 작품에도 제의를 받게 됐다.
 

Q. 가장 최근작은 어떤 작품인지?

'The Kids Table'이라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편집했다. 그동안 픽션 작품 위주로 편집했기에 새로운 도전이었다.

본 영화는 '브리지'라는 카드 게임과 그 세계에 관한 내용이다. '브리지'는 카드 게임으로는 가장 어렵고 복잡한 게임으로 꼽힌다. 알파고가 인간을 이기지 못한 유일한 게임으로 유명하다.

빌 게이츠, 워렌 버핏, 등 재력가들이 치매 예방으로 즐겨 하는 게임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새로 도입된 종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다큐멘터리를 편집하면서 영상을 통해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느낌이었다. 정말 6개월 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영화를 편집했다. 작품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어 수많은 밤을 새우면서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현재 뉴욕 맨하탄에서 열리는, 맨하탄 필름 페스티벌에 입선해 현재 Beyond the Porch Productions를 통해 USA 배급 중에 있다.


Q. 그동안 수상작을 소개한다면?

첫 작품 'Averted Vision'은 'The Korea Society' 이벤트에 채택돼 개봉했다. 'The Korea Society'는 미주에서 떠오르는 한국인 예술가들은 소개하는 단체로 당시 경쟁자가 꽤 있었는데 채택되어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

그 이후 두번째 작품인 'Choose Your Misery Wisely'는 하버드 대학이 주최하는 'Harvard College Film Festival'에 입선했고, 그외 13개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Robyn Killian 감독과 함께 제작/편집한 세번째작 'Eskimo'는 미주 최대 영화제인 'Los Angeles Movie Awards'에서 입상하고, 국제적으로 유명한 'Syndney Indie Film Festival', 'Aab Internation Film Festival' 및 12개 영화제에 입선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최근 USC 동문회를 통해 선배 편집자들은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에미상 다수 수상자인 Jason Rosenfield, '선댄스 영화제' 수상자 Thomas Miller가 있다.

미국 유명 다큐멘터리 제작자 및 편집자인 Thomas Miller가 감독한 다큐멘터리는 Sundance, SXSW, 등 미국 최고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는데, 그가 지난해 나의 단편 편집작 'Maggie Smith is Gone'에 컨설팅 편집자로 임한 바 있다. Thomas에게서 영화 및 편집에 관한 다방면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됐고, 'Maggie Smith is Gone'은 미국 최대 영화 컨벤션인 Comicon 이 주최하는 이벤트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Jason Rosenfield와도 나의 두번째 작품인 'Choose Your Misery Wisely'를 계기로 함께 일하게 됐는데, 그는 최근 아카데미상 수상자인 Jonathan Harris가 주연한 넥플릭스 영화 'Lost for Life'을 편집중이다. 그와 함께 앞으로 미래에 콜라보레이션을 논의 중이라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프로듀서 Steven G Kaplan(Rainstorm Entertainment)과 함께 장편 액션 영화를 준비중이다. Steven G. Kaplan은 Cannes Film Festival, SXSW등 국제 최고 영화제에 초청된, 상업적으로 성공적인 할리우드 프로듀서이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