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전기 자동차는 비싸다? 높은 '비용의 벽' 부수려는 기업들의 전략
[뉴스줌인] 전기 자동차는 비싸다? 높은 '비용의 벽' 부수려는 기업들의 전략
  • 이지원
  • 승인 2019.04.3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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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안고 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비용의 문제에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19년 3월, 세계 4대 자동차 전시회에 속하는 '제네바 모터쇼'가 개최됐다. 올해로 89회를 맞이한 이 날 행사에는 총 900대 이상의 차가 전시됐으며, 세계 최초 공개 차량을 뜻하는 '월드 프리미어'만 70종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의 행사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전기차'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신차 150종 중 15%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친환경 '전기자동차(EV)' 종류였으며, 최근 자동차 기업들의 관심이 전기자동차에 쏠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된 것이다. 이는 세계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와 최근 들어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를 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사업전략 발표 속에서 전기차가 화두에 오른 것과 동시에 현재 전기차 확산의 최대 걸림돌인 '비용의 벽' 다시금 실감해 볼 수 있었다. 

배터리와 모터로 이루어져 있는 전기차는 엔진과 변속 장치, 냉각계와 배기계 등 복잡한 기계장치로 이루어져 있는 내연기관 자통차와 비교해 보면 비교적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제조 과정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관리비가 적게 들어간다.

그럼에도 전기차의 가격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높다. 배터리의 가격이 비싸다는 최대의 단점으로 인해 대부분이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음에도 비싼 미용 문제를 해결할 수 없던 것이다.

전기차 업체의 입장으로서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안고 있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비용의 문제에 다시 한 번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기차 가격의 인하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공개 중에 있는 업계들의 해법을 엿보도록 하자.

폭스바겐은 전기차의 생산규모를 늘리고 부품 수급비용과 생산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사진=폭스바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폭스바겐, 생산 규모 늘리고 가격 낮춘다

독일의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Volkswagen, 이하 VW)'는 '폭스바겐 그룹의 밤' 행사에서 자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Modular Eletric Toolkit)'를 외부에 판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본래 그룹 계열사에만 제공할 계획이었던 MEB를 다른 기업에도 판매해 전기차의 생산 규모를 늘리고, 규모의 경제로부터 부품 수급비용과 생산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MEB를 활용하는 최초의 외부 파트너는 독일 아헨공과대학의 전기차 벤처기업 '이고모바일(e.GO Mobile)'이 될 예정이다. 이고모바일은 단거리 이동을 위한 저비용 EV를 개발하고 있으며, MEB를 통해 비용효율적인 EV를 보다 빨리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이밖에도 VW는 구체적인 전기차 프로젝트가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VW은 MEB 기반 전기차를 2028년까지 2200만 대 규모로 늘린다는 계획 아래 2023년까지 ▲전동화 ▲디지털화 ▲모빌리티 서비스 ▲자율운전에 약 440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440억 유로 중 약 300억 유로를 '전동화(e모빌리티)'에 투입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VW전 차종의 4분의 1을 전기차로 생산할 계획이다.

혼다 모터 유럽은 가볍고 낮은 가격대의 소형 전기차로 승부수를 띄웠다. (사진=혼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혼다 모터 유럽, 주행거리 최소화로 가격 경쟁력 제고한다

혼다 유럽은 주행가능 거리를 'WLTP(Worldwide Harmonised Light Vehicle Test Procedure)' 기준 200km로 억제한 소형 전기차 컨셉의 'e-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WLTP란 전 세계 33개 주요 국가가 참여해 각국의 도로 주행 여건을 반영해 개발한 국제표준 자동차 인증제도이다.

이번에 공개한 e-프로토타입은 도심에서, 집에서 스마트폰처럼 매일 충전해 사용하는 것을 상정해 개발된 모델이다. 혼다 유럽은 경쟁사의 전기차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 400km라는 주행거리를 실현하고 있지만 가격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차체까지 무거워져 잃는 것이 더 많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프로토타입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1개의 모터로 후륜 구동하는데, 혼다의 수소차인 '클래리티(Clarity)'의 전동화 기술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비용을 절감했다. 

혼다 유럽은 충전 인프라가 갖춰지고 있는 유럽과 일본에서 출시할 계획이며, 유럽에서는 2019년 여름부터 사전 예약을 시작하여 하반기부터 양산이 시작되면 순차적으로 출고할 예정이다. 한편 혼다가 유럽 시장에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2025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혼다자동차의 2/3를 EV로 대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번 모터쇼에서 2025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모든 자동차를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전기차로 대체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푸조는 사이즈가 작고 저렴한 가격대의 소형 전기차를 출시하며 다양한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푸조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캡처)

푸조, 전기차 소형화 트렌드에 동참해 인식 바꾼다

디젤차의 명가, 프랑스 그룹 'PSA(Groupe PSA)'의 푸조(Peugeot) 역시 기존 소형차 모델 208의 전기차 버전인 'e-208'을 공개하며 EV 소형화 트렌드에 동참했다.

그룹 PSA는 208 모델을 ▲전기차 ▲가솔린 엔진 차량 ▲디젤 엔진 차량으로 동시에 제공하며 고객의 선호도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다. PSA는 비단 208 모델 뿐만 아니라 2019년부터 향후 출시되는 신형 차에 전기차, 혹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등 전기차 버전을 구성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번 e-208 역시 그 일환이라 볼 수 있다.

기존 전기차는 8~10만 유로로 구성돼 부유층만 사용 가능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에 그룹 PSA는 상위 1~2%의 부유층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전기차를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더불어 전기차의 배터리 비용이 높아 비용 허용도가 낮은 소형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출시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효율을 높여 가격 부담 문제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자료=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제네바 모터쇼, 전기차 가격 인하를 위한 업체들의 다양한 전략 공개' 보고서를 바탕으로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