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세 개편안 '발표 연기'...셈법 복잡한 주류 업계
정부, 주세 개편안 '발표 연기'...셈법 복잡한 주류 업계
  • 임은주
  • 승인 2019.05.0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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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년 만에 주세법 전면 개편을 예고했으나 정부는 돌연 발표를 연기했다.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 조정 부족과 주류 가격 인상에 따른 여론의 눈치 보기에 따른 결과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월 '5월 초까지 주세 개편안' 발표를 약속하며 가격 인상이 없는 범위에서 다각적인 검토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5월초 발표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5월 8일 밝혔다.

전날(7일)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주세 개편안 발표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주종 간 또는 동일 주종 내에서 업계 간 종량세 전환에 이견이 일부 있어 이견 조율 및 실무검토에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세개편은 50여년간 유지된 종가세를 개편하는 것"이라며 "술은 국민 실생활과 밀접해 소비자 후생과 주류산업의 경쟁력, 통상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짚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세는 제조 원가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 체계다. 정부는 이를 종류별로 용량에 따라 리터(L) 당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 체계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

주세가 종량세로 바뀔 경우 맥주, 소주, 약주 및 청주, 증류주 등 술 종류별로 가격 체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예를 들면 소주, 전통주, 위스키 등 증류주는 동일한 범주로 묶여 종량세로 바꿀 경우 소주에 붙는 세금이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술을 고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소주를 고르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존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면 국산 맥주는 세금이 일부 낮아지고, 저가에 수입되던 수입 맥주의 세금은 높아지게 된다. 또 일부 소주나 생맥주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날 김 실장은 "맥주 업계는 대체적으로 종량세 개편을 찬성하는 데, 소주와 청주 및 증류주 업계는 제조·유통·판매 구조에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밝혔다.

주세 개편은 현재 종가세 체계에서는 국산 맥주가 수입 맥주에 비해 세금 부담이 매우 높다는 지적에 따라 2년여 전 본격적으로 논의됐다.정부는 국산 맥주 육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감안해 국산 맥주의 세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준비해 왔다.

또 정부가 주세 개편안 발표를 부담스러워하는 요소중 하나로 최근 소주·맥주 가격의 인상으로 주세 개편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거워진 점을 꼽을 수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5월 초부터 '참이슬' 출고가격을 6.45% 올렸다. 소주에 앞서 맥주 등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맥주 1위 오비맥주는 지난 4월 4일부터 '카스' 등의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맥주의 가격 인상은 주세 개편안을 염두에 둔 결정이기도 했다.

정부는 주세 개편안이 언제까지 미뤄질지는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 조율해 발표하려 하나 구체적 일정은 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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