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옷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협찬의상의 가치는 연예인의 인기나 몸값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기도 한다. 

밸류챔피언에서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SM·JYP·YG) 걸그룹의 최신 뮤직비디오를 기준으로 협찬의상 값어치에 순위를 매겨보니, 블랙핑크가 압도적 1위로 비싼 의상협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걸그룹 협찬의상의 비용과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봤다.

 

협찬의상 가격 비교

SM의 레드벨벳·JYP의 트와이스·YG의 블랙핑크 중 가장 비싼 의상협찬을 받은 그룹은 블랙핑크로, 최고가 의상 5점의 합이 무려 67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의상 한 벌 당 평균가격이 1000만원이 넘는다는 뜻으로, 경쟁 걸그룹인 트와이스와 레드벨벳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Kill This Love' M/V에서 제니가 입은 샤넬 탑은 가격이 무려 2000만원에 달해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또 비록 블랙핑크에 비해서는 아니지만 트와이스나 레드벨벳의 경우에도 뮤직비디오 1개 촬영에 1000만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의상협찬을 받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의상 외에도 다른 협찬 상품이?

협찬상품의 범위는 의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블랙핑크 'Kill This Love'의 M/V를 자세히 보면 숨겨진 삼성전자 제품 PPL을 여럿 찾을 수 있는데, 핸드폰·스마트워치·이어폰까지 다양한 제품을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를 통해 노출시키고 있다. 

사실, 빅뱅과 2NE1의 '롤리팝'부터 시작해, 뮤직비디오를 통해 전자제품 광고를 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Kill This Love에 투입된 어마어마한 의상비용을 감안할 때, 150만원 상당의 전자제품까지 협찬되고 있다는 사실은 자본의 힘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룹별로 협찬비용 차이가 큰 이유

이처럼 블랙핑크가 타 걸그룹보다 협찬을 많이 받는 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바로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및 콘서트를 통한 광고효과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인기를 객관적으로 가늠할 만한 지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를 확인해 봤다. 2019년 4월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블랙핑크·레드벨벳·트와이스가 각각 1760만·740만·70만명으로 블랙핑크가 트와이스에 비해 25배나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블랙핑크 그룹의 특성상 영어권·서양 팬층이 더 많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블랙핑크는 3개 걸그룹 중 단시간에 가장 많은 월드투어를 진행한 그룹이기도 하다. 또 3개 걸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미주+유럽 투어를 예정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자료로 볼 때 블랙핑크는 보유 팬수도 더 많고, 팬층이 전세계적으로 더 다양하게 분포해 있어 광고에 유리한 것을 알 수 있다. 협찬사 입장에서 보면, 같은 상품을 협찬했을 때 더 많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만큼 더 많은 비용을 들여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YG는 대박?

협찬상품의 스케일을 통해 블랙핑크의 대단한 인기를 직접 확인해 봤다. '그럼 이제 YG 주식 사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텐데 아쉽게도 투자 관점에서 장밋빛 전망은 아닌 것 같다. 우선 YG엔터테인먼트는 JYP, SM을 포함한 3사 중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고, 공연 및 음반 매출의 비중이 타사 대비 낮아 콘텐츠 경쟁력이 비교적 열세에 있다. 

또 한류의 해외진출이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고 해외 스트리밍서비스(넷플릭스 등)가 강력한 콘텐츠를 무기로 확장하면서, 독자적인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대표 그룹인 빅뱅 일부 멤버의 범죄행위로 위기에 빠진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가 협찬 받은 옷값 만큼 소속사에 효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다.

 

 

(데일리팝=이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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