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수입식품 수두룩…불신감 증폭
일본산 수입식품 수두룩…불신감 증폭
  • 정도민 기자
  • 승인 2012.03.2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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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과자 원료, 커피원두, 콩, 분유 등에 대해 수입 지역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방사능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실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수입품목과 수입회사만 공개된 농산물에 대해 원산지 '현(일본 지명표기)'의 공개와 방사능 오염 여부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며 "게다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수입식품 방사능 결과에는 방사능오염 수치는 없고 기준치에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만 알려주고 있어 방사능오염 여부를 알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은 수산물 외에도 과자의 원료가 되는 코코아매스((주)오리온), 술의 원료가 되는 백미(하이트진로(주) 등) 등을 비롯해서 커피원두((주)롯데삼강, 한국네슬레(주) 등), 건포도(대한제당 등), 생강((주)NH무역), 카레분말((주)농심, 매일유업(주) 등) 등 광범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정부는 축산물을 제외하고 원산지 ‘현’ 단위를 공개하지 않아 방사능 오염 가능성조차 확인해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의하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국내에는 후쿠시마, 군마, 도치기, 이바라키, 치바 등에서 시금치, 감, 차, 원유 등이 수입중지됐지만 제염(방사능 물질 제거) 대상지역인 이와테, 미야기, 사이타마 등은 수입중지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아용 혼합분유가 수입되고 있는 지역은 분유에서 1㎏당 최대 30.8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돼 문제가 된 메이지 분유공장이 있는 사이타마현으로 조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나고야대학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제염대상 지역이 아닌 도쿄, 가나가와, 홋카이도, 기후 등에서도 방사성물질이 흩어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지역에서 수입되는 식품도 방사능 오염 가능성이 있는데도 분유, 연유, 유크림, 아이스크림, 식육추출가공품, 난황액 등이 수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수산물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까지 다양한 식품이 일본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는데도 원산지가 '현' 단위로 관리가 안돼 방사능 오염지역에서도 식품이 수입되고 있다"며 "이런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가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농수산식품부는 수입국가의 생산지역을 공개하는 것은 법에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가 수입업체 명단 공개는 과도한 요구라는 입장을 밝혔다.

농수산식품부 관계자는 "기준에 적합한 식품에 대해서만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수입업체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라며 "또한 일본산 자체에 대한 불안감이 높기 때문에 '현'을 공개하더라도 방사능 오염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식되는 것도 아니다"고 반박했다.

초코릿 가공식품 원료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오리온은 "코코아두는 가나산이며 일본에서는 단지 코코아두를 갈아 코코아매스를 만드는 작업만 진행된다"며 "방사능 오염 우려는 없지만 이번에 문제로 지적된 만큼 유럽에서 가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