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깜짝 회동' 트윗 한 줄로 이뤄졌다...트럼프, '북한땅' 밟은 첫 美대통령
'북미 정상 깜짝 회동' 트윗 한 줄로 이뤄졌다...트럼프, '북한땅' 밟은 첫 美대통령
  • 임은주
  • 승인 2019.07.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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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한 줄의 트윗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화답하면서 북미 정상이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나는 새로운 역사가 쓰여졌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정전협정 후 66년만에 북한 땅을 밟은 첫 미국 대통령으로 그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난달 6월 29일, G20(주요20개국)정상회담 참석차 오사카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51분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이 이 글을 본다면 나는 남과 북의 국경지대인 DMZ에서 그와 만나 악수하며 인사라도 하면 좋겠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런 제안에 북한은 이날 오후 1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통해  "분단의 선에서 조미 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양국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며 확답을 피했다.

하지만 북한의 긍정적 반응에 미국이 즉각 물밑접촉에 돌입하면서 6월 30일 오후 1시 9분쯤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북미 DMZ 정상회담 성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정전선언 이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미국과 북한이 만난다.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마주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할 것"이라며 "나도 오늘 판문점에 초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북미 두 정상은 군사분계선(MDL) 위에 마주서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44분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 문을 열고 군사분계선을 향해 걸었다. 그는 1분 뒤 드디어 김 위원장과 마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넘어가길 바라나. 그렇게 되면 영광"이라는 말에 김 위원장이 동의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은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념사진을 찍은 뒤 1분 만에 김 위원장과 함께 남측으로 넘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5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 오후 3시51분, 문 대통령이 합류해 '남북미 3자 회동'이 이뤄됐다.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건너 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환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아주 특별한 순간"(트럼프 대통령),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김 위원장)이라고 서로 반가움을 표시하며 오후 3시59분부터 단독회담에 돌입했다. 당초 2∼4분가량 짧은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두 정상은 53분 동안 사실상의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오후 4시52분, 단독 회동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별도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은 함께 자유의집을 나섰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까지 함께 걸어가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이날 만남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북남 사이 분단의 상징으로 나쁜 과거를 연상케 하는 이런 장소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우리 두 나라가 평화의 악수를 하는 것 자체가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 대해 "상당히 좋은 회의를 가졌다. 오늘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역사적인 순간이자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알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론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향해 "짧은 시간에 반응을 줘 감사하다. 제 제안에 반응하지 않았다면 언론의 평소 행태로 봤을때 나에게 아주 부정적 결과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비건 대표가 실무단의 대표로 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측의 협상 상대는 외무성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회동과 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동시에 이뤄진 것에 대해 "잠시 주춤거리고 있는 북미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담한 여정이 좋은 결과를 맞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