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소사이어티] '여성 1인가구' 노린 범죄 잇달아 발생... 유독 '신림동'에서 발생하는 이유?
[솔로소사이어티] '여성 1인가구' 노린 범죄 잇달아 발생... 유독 '신림동'에서 발생하는 이유?
  • 이지원
  • 승인 2019.07.17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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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에서 여성 1인가구를 노린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해 강간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4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주거침입·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7월 11일, 화장실 창문으로 침입해 혼자 살고 있는 여성 1인가구에게 성폭행을 시도하려 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저항으로 달아난 후 이틀 만인 7월 13일, 주거침입과 성폭력처벌특례 위반 혐의 등 두 가지 혐의가 적용돼 경기도 과천 경마장에서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건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범죄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신림동에서 여성 1인가구를 노린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며 1인가구들의 두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5월 28일 역시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강간미수 혐의 사건이 발생했다. 새벽 6시경 집에 귀가하던 여성을 뒤따라온 남성 B씨가 주거침입을 시도했다. 간발의 차이로 문이 닫혀 큰 사고는 피했지만, B씨는 약 1분 동안 피해자의 집 앞을 서성거렸다. B씨의 모습은 CCTV에 고스란히 찍혀 '신림동 강간 미수범'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퍼져 여성 1인가구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또한 지난 2018년 11월에는 신림동 다세대 주택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던 남성이 도망가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둘러 강간미수와 살인미수가 적용됐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난 1월 6일에는 신림동 다세대 주택에서 "애인이 바람을 피우는 것 같다"며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이 체포됐다. 불과 6개월 사이 신림동에서 발생한 사건들은 피해자가 모두 '여성 1인가구'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왜 유독 신림동에서만 이러한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걸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실제로 국내에서 벌어진 주거침입 성범죄 건수가 최근 3년 연속 300건을 넘어가고 있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절반이 넘는 여성은 '늘 범죄 발생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유독 신림동에서만 이러한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는 걸까?

통계청에 따르면 관악구 1인가구의 수는 2017년 기준 10만 6865가구로, 서울시 내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로 집계된 강서구(6만 8237가구)와 비교했을 때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사회 초년생들과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살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로 거주하는 20대 여성의 수를 구별로 비교해 봤을 때, ▲관악구 1만 9398가구 ▲마포구 9092가구 ▲광진구 9088가구로 관악구의 절반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5~29세 여성 인구는 신림동이 2746명으로 가장 많았다. 원룸에 살며 전입 신고를 하지 않는 대학생들의 특성까지 고려해 본다면 정확한 통계보다도 더욱 많은 수의 여성 1인가구가 신림동에 거주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성범죄자의 주거 특성이다. 여성가족부가 만든 사이트 '성범죄자 알림e'를 살펴봤을 때 현재 관악구(▲신림동 ▲봉천동 ▲남현동 등)에 거주 중인 성범죄자들은 약 40명으로, 성범죄자 알림e에 등록된 성범죄자들은 현재 관악구에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은 여성 1인가구를 위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불어 원룸은 대체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1인가구들의 거주지이며,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주거형태를 찾음으로서 신림동의 원룸으로 몰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원룸의 경우에는 고급 주거형태가 아니므로 방범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여성 1인가구가 더욱 더 범죄 대상의 타겟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서울시는 여성 1인가구를 대상으로 불안 해소를 위한 '여성안심 홈 4종 세트'를 여성 1인가구 비중이 높은 양천구와 관악구 2곳에 지원하기로 했다.

여성안심 홈 4종세트는 ▲집 밖에서 벨을 누르면 모니터로 외부인을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비디오 창' ▲외부에서 강제로 창문을 열면 경보음과 문자가 전송되는 '문 열림 센서' ▲이중잠금이 가능한 '현관문 보조키' ▲위급할 때 당기면 비상 메세지가 전송되는 '휴대용 비상벨'로 구성된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잇달아 발생한 여성대상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성안전종합치안대책 추진TF(태스크포스)' 본부장을 차장급으로 격상하고 종합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7월 16일 밝혔다.

서울청은 이같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생활안전과장, 여성청소년과장 등이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그간 비난을 받은 사건처리 사례를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경찰은 최근 비난받았던 사례를 분석하고 '접수·지령단계→신고처리 단계→후속처리단계' 등 주요 단계별 준수사항을 마련했다. 또한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유흥업소 인근 성폭력범죄 다발지역 ▲가정폭력 다발지역 등 경찰서별로 다른 치안여건에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