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와글와글] '신림동 삐에로' 사건, 알고 보니...'여성 1인가구' 공포 이용한 마케팅 논란
[SNS 와글와글] '신림동 삐에로' 사건, 알고 보니...'여성 1인가구' 공포 이용한 마케팅 논란
  • 이지원
  • 승인 2019.07.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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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삐에로 사건은 여성들이 공포를 이용한 마케팅이라 밝혀졌다.

지난 2019년 7월 23일, 유튜브에는 '신림동,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도둑 CCTV 실제 상황'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1분 29초 가량의 동영상에는 삐에로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이 한 원룸의 복도로 보이는 곳을 서성이다 한 집 앞에 놓인 택배를 가져가려는 모습이 담겼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이 범인은 택배를 가져가기 전 택배가 놓인 현관문에 귀를 대거나 도어락을 눌러 침입을 시도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으며, 잠금장치를 몇 차례 풀어내려 시도했던 남성은 이내 잇따른 실패에 포기하고 돌아섰다.

영상 끝에는 삐에로 가면을 쓴 범인이 떠난 후 집 안에 있던 주민이 나와 주변을 살피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최근 들어 신림동에서는 여성 1인가구의 주된 거처인 원룸에 무단으로 침입해 성폭행을 하려 하는 등의 여성 1인가구 관련 범죄가 잇달아 일어난 만큼 신림동을 타이틀로 내건 이 영상은 네티즌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언론들은 이를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이 사건과 관련된 뉴스를 본 건물의 관리인이 "영상 속 건물이 우리 건물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한 후 같은 원룸에 거주하던 30대 남성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실제 도난 피해는 없었다"며 "운영하던 택배 대리수령 회사의 광고 영상을 만들어 올린 것"이라 밝혔다.

또한 A씨는 해당 영상의 원제목 뒤 '(연출)'이라는 말을 덧붙였으며,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과문에는 자신이 택배 배송지 공유서비스를 운영하는 1인 스타트업이며, 해당 영상 또한 이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A씨는 사과문에서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고, 다시 시작한 가난한 스타트업"이라고 설명하며 "돈이 없어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했고, 이른바 '노이즈+공포 마케팅'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신림동에서 주거침입 영상이 충격파를 던져준 것을 기억했다"며 "무서운 영상으로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신림동에서 주거 침입 영상이 충격파를 던져 준 것을 기억해냈다"며 "무서운 영상으로 '이런 무서운 택배 도둑은 없어야 한다!'는 식의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더 많은 채찍질로 혼내주시고, 혼내주신 후에는 왜 이런 영상을 만들게 됐는지 약 발라주듯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며 사과문을 작성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당신이게는 마케팅일지 몰라도 여성들에게는 현실이자 범죄이다", "모방범죄 가능성은 생각 안 하느냐", "이게 홍보문이냐 사과문이냐"며 분노했다.

한편 경찰은 A씨에 대해 추가로 조사한 후 처벌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